라울 카스트로 "美, 쿠바와의 대결노선 회귀하려 해"
혁명 60주년 기념식…트럼프 '對쿠바 정책' 비난
"혁명은 늙지 않았다…디아스카넬 지지" 언급도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7)이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 "쿠바와의 대결 노선으로 회귀하려 한다"며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이날 산티아고 데 쿠바 소재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서 열린 '쿠바혁명 제60주년' 기념식 연설을 통해 "북아메리카(미국) 정부가 평화롭고 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우리나라(쿠바)를 위협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그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은 그 졸개들과 함께 계속해서 거짓을 일삼으며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병폐의 책임을 쿠바 탓으로 돌리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 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를 뒤집고 대(對)쿠바 제재 복원한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작년 11월엔 쿠바와 베네수엘라·니카라과 등 남미 지역의 3개 좌파 정권을 "폭정 3인방(troika of tyranny)"(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규정하고 미국과의 금제품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카스트로 전 의장은 연설에서 "모든 문제는 미국의 무자비한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쿠바는 지난 60년 동안 위협에 겁먹지 않는다는 걸 입증해냈다"고 강조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형 피델을 따라 1953~59년 쿠바혁명에 참가한 '혁명 1세다'다.
피델은 혁명 성공 뒤 2008년까지 50년간 총리와 국가평의회 의장을 지내며 쿠바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했고, 라울도 형에게서 의장직을 물려받아 10년 간 쿠바를 통치했다.
그러던 중 라울은 작년 4월 당시 국가평의회 부의장이었던 미겔 디아스카넬(58)에게 의장직을 넘겼으나 현재도 공산당 제1서기직을 유지하고 있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달 말 디아스카넬 의장이 '4년 연속 긴축정책을 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쿠바는 경제 문제에서 진정한 전투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아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쿠바 혁명은 디아스카넬과 같은 젊고 유능한 지도자 덕분에 안정된 기반 위에 있다. 쿠바 공산당은 디아스카넬의 말과 행동을 분명히 지지한다"며 "혁명은 늙지 않았다. 아직 젊다"고도 말했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산티아고는 카스트로 형제의 고향이자 혁명 발원지로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엔 2016년 사망한 피델의 유골이 안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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