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vs 뉴욕 '테러'…다른 점은?
NYT "테러 정의 모호해 정치 지향점 따라 달라져"
"테러인가 아닌가…또다른 분열 논쟁"
- 김윤정 기자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트럭돌진 공격으로 8명이 사망하자 당국은 즉각 '테러'로 규정했다. 그러나 훨씬 더 많은 50명의 인명을 앗아간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은 테러로 규정되지 않았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대량 살상 사건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리 해석되며, 테러 규정 여부는 각각 자신들의 견해를 강화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니까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의 정치적 지향점이나 부각시키고픈 이슈에 따라 테러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테러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 조직이 더 큰 규모의 조직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극단주의 조직을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들이 많아지면서 테러 경계가 모호해졌다. '정치적 목적을 지닌 조직'이라는 기존의 정의대로라면 뉴욕 트럭 공격도 섣불리 테러로 규정할 수 없다.
테러 정의가 모호해지면서 이에 따른 논쟁 지점도 달라진다. 테러로 규정되지 않은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의 경우 총기 규제가 이슈화했다. 그러나 테러로 규정된 뉴욕 차량돌진 사건 이후엔 이민 규제 논란으로 들끓었다. 민간인을 타깃으로 대량 살상을 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사건을 두고 전혀 다른 논쟁이 촉발된 셈이다.
이 때문에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은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도 '테러'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는 순간 총기가 국가 차원의 위협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反)이민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슬림의 공격을 무조건 테러로 규정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슬람 국가 출신 미국인들에 대한 편견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인 남성이 저지르는 무차별 공격은 거의 테러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슬람혐오에 대한 책을 쓴 작가 '네이선 린'은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사람을 죽인 남성을 두고 언론은 '테러'라 한다. 반면 미리 준비한 총기들을 들고 라스베이거스에서 56명을 죽인 백인 남성을 두고 언론은 조용하다(Crickets)"라고 꼬집었다.
NYT는 "테러리즘을 정의하는 것이 누군가의 지향점에 따라 달라지는 새로운 논쟁거리가 됐고, 자신과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사람들을 위협으로 여기는 경향을 더욱 공고히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테러를 정의하는 것 조차 분열된 미국을 더욱 극단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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