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잘못 건드렸다…지지자도 "드리머 추방 안돼"

"불체자 청년 당장 추방해야" 15%에 불과
실리콘밸리에서도 집단 반발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그랜드아미플라자 앞에서 청년 불법체류자 추방 유예 프로그램 '다카' 폐지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자 2세 추방 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를 폐지하기로 하자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도입한 다카는 불법 이민자 2세가 안정적으로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한인 1만 명을 포함해 미 전역에서 80만 명 이상이 다카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으로 다카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는 청년 불체자 '드리머'에 대한 보호는 6개월 뒤인 내년 3월 5일 종료된다. 또 다음 달 5일까지 1회에 한해 연장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 컨설트가 지난달 31일~이달 3일까지 공동 조사한 결과, 불법 체류 청년 이른바 '드리머'들이 시민권을 얻기 전까진 미국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58%였다.

미국에 머물면서 영주권은 얻을 수 있지만 시민의 지위까지 인정해줄 순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8%였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즉각 추방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불법이민자를 무조건 추방해선 안 된다는 여론은 지지 정당을 불문하고 고르게 높았다. 민주당 지지자의 84%, 무당파층의 74%, 공화당 지지자의 69%가 불법이민자들도 미국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밝힌 유권자의 3명 중 2명이 '드리머'들을 추방해선 안 된다고 했고, 26%만이 '다카' 폐지에 찬성하며 당장 추방해야 한다고 답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AFP=뉴스1

실리콘 밸리도 집단 반기를 들었다. 페이스북, 구글 등 주요 정보통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젊은이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제공하고 그들이 그림자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정부를 신뢰하도록 해놓고 내치는 것"이라며 "너무나 잔인한 일"이라고 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나는 250명의 우리 직원을 포함해 80만 명의 미국인들이 곧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당혹스럽다"며 "그들은 어디에서 태어났든 '드리머'이며, 동등하게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쿡 CEO는 이어 드리머들을 보호하는 법안을 제정하도록 의회를 압박하고, DACA 적용받는 직원들에게 이민 전문가의 도움을 포함해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도 DACA의 적용을 받는 자사 직원 39명을 미 정부가 추방하려 할 경우 법적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MS 사장 겸 최고법무책임자 브래드 스미스는 "우리는 오늘 정부의 결정에 깊은 실망감을 표한다"고 했다.

주미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의 하비에 팔로마레즈 회장도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사의를 표했다. 그는 "비인간적이고 경제적으로도 손해"라며 "수치스러운 행동은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yj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