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치권 시궁창…보이스카우트 같은 충성심 필요"

보이스카우트 잼버리 연설…취임후 최대규모 청중
"가짜언론·클린턴 대패"…언론들 "작년 대선인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미 보이스카우트 잼버리 연설 장면.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이스카우트 대원 수만명을 대상으로 연설을 펼치며 주류 언론과 야당, 워싱턴 정계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열린 전국 보이스카우트 대회(잼버리)에 참석해 무대 위에서 약 35분간 연설했다. 청중은 12~18세 보이스카우트 대원들과 자원봉사자 4만여명. 취임 이후 연설 중 최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잠시나마 워싱턴D.C.를 뒤로 하게 돼 기쁘다면서 "보이스카우트 앞에서 정치에 관해 얘기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빈정댔다.

하지만 최근 정치적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인 만큼 입이 몹시 근질거렸던 모양이다. 그는 곧 자신을 제외한 주류 정치권과 언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우리는 여러분이 가짜뉴스를 통해 들었던 워싱턴에서의 정치 싸움을 제쳐놓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워싱턴에 가면 그렇고 그런 정치인들을, 그 늪(swamp)을 보게 된다"며 "사실 이 단어는 이제 오수 구덩이(cesspool)나 시궁창(sewer)으로 바꿔야 한다. 내가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고 있는데, 그들보다는 차라리 당신들 곁에 있는 게 낫겠더라"고 주장했다.

언론을 질타하는 것 또한 빼먹지 않았다. 그는 언론이 '부정직'하다며 "가짜언론이다. 가짜언론"이라고 말했다. 청중 사이에서는 야유와 함께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보이스카우트를 대상으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 AFP=뉴스1

지난해 대선 승리 또한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 밤에 나온 놀라운 선거인단 지도를 기억하느냐"며 자신이 승리를 거둔 주(州)들을 차례로 호명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온 청소년은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또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중서부 지역에서 유세에 품을 들이지 않았다면서 반면 "나는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신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유세 형식 연설에서 주류 정치권을 힐난했으나, 사실 그는 최근 러시아 스캔들로 인해 맏사위가 의회 증언대로 불려가고 트럼프케어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는 등 정치적 궁지에 몰려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정치인을 향해 보이스카우트로부터 '충성심'을 배울 것을 촉구했다. 그는 "보이스카우트 규칙에 따르면 스카우트 대원은 믿음직하고 충성스러워야 한다"며 "우리도 충성심이 약간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퉁명스레 말했다.

스카우트 대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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