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러 내통 공포' 속 유럽행…뮌헨안보회의 참석
취임 첫 해외방문…"대러 강경입장 밝힐듯"
트럼프 입장 얼마나 대변하는지는 '의문'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내통설'로 진통을 앓고 있는 사이, 마이크 펜스 대통령 부통령은 취임 첫 해외 방문지로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유럽 동맹국들의 러시아 관련 불안을 달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을 떠난 펜스 부통령은 17일 제53차 뮌헨안보회의 참석차 독일에 도착한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하며 이후 브뤼셀에서는 주요 유럽 정상들과의 만남도 연쇄적으로 가질 계획이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 동향에 주시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로서는 펜스 부통령의 이번 유럽 방문이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낙마로 이어진 미-러 지도부 내통설에 관한 미국 측 해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데릭 숄레이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는 "펜스 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지난해 대선 토론에서 보인 것과 같은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자세와 유럽 중시에 관한 전통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유럽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숄레이 전 차관보는 그러나 펜스 부통령이 이 같은 대러 강경 입장을 공표하더라도, "동맹국들은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얼만큼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사임한 플린을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과 얽힌 의혹을 묻는 기자들에게 오히려 "어떻게 (플린과 관련한) 정보를 언론이 받았는가. 이것은 불법적 절차이며 언론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플린에 대해선 "단지 그의 일을 한 것"이라며 그를 감쌌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러한 사실은 대러 제재 등과 관련해 공화당의 전통 입장을 고수하는 펜스 부통령을 실망케 했다.
유럽은 바로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탓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방국 대사들은 플린이 낙마하면서 그가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던 미러 관계 개선이 불식됐다며 긍정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력하면서 취할 다음 행보에는 우려했다. '트럼프-푸틴 브로맨스'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아직 크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대러 제재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지난해 러시아에 '미 대선 개입' 책임을 물으며 내려진 제재가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작은 프랑스 대선·독일 총선을 앞둔 유럽에서도 큰 우려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공조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합병과 관련한 대러 제재에 대해서만 유지 의사를 확실히 밝혀 둔 상태다.
펜스 부통령은 이에 따라 이번 뮌헨안보회의와 브뤼셀 회담에서 유럽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대러 입장 및 유럽 지지와 관련해 더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유럽에 전달한 지지 선언을 펜스 부통령이 못박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백악관 고위 참모진은 펜스 부통령의 이번 방문 계획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함께 할 때 강하다. 이를 다시 확인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유럽 지도부 내에서 언론 보도나 기타 기존 관념 탓에 균열이 관측된다면, 펜스 부통령은 그들을 안심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의 기존 정책에 가까운 외교정책 전언을 전달할 것이라고 CNN은 예측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민스크 협정 준수를 압박하며 나토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원을 약속하는 등의 발언이 포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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