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이 '약값 뻥튀기' 특허약 복제 성공…성분 공개

'세상에서 가장 비열한 CEO' 슈크렐리에 한방

에이즈와 말라리아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다라프림(Daraprim) 주요 성분을 매우 저렴한 값으로 배합해 낸 호주 사립 고등학교 시드니그래머스쿨 학생들과 지도 교수진. ⓒ News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호주 고등학생들이 '세상에서 가장 비열한 남자'로 불리는 미국 사업가 마틴 슈크렐리의 에이즈 치료제를 비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해내는 데 성공했다.

17세에 불과한 이 소년들은 심지어 치료제의 성분 제조법을 인터넷에 공개해 "슈크렐리에게 속 시원하게 한 방 먹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호주 사립 고등학교 시드니그래머스쿨 학생들은 약 2주 전 시드니대학 교수진들의 감독 하에 에이즈와 말라리아 치료제로 60여년간 널리 사용된 다라프림(Daraprim) 주요 성분을 학교 실험실에서 성공적으로 배합해냈다.

다라프림은 슈크렐리가 지난해 튜링제약을 설립해 특허권을 매입, 가격을 5500% 인상하며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논란을 일으킨 약이다.

당시 한 알에 13.5달러(약 1만5000원)던 다라프림 값은 무려 750달러(약 87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학생들은 클로로페닐 아세토니트릴 17그램을 이용해 다라프림의 유효성분인 피리메타인 3.7g를 불과 20달러에 생산했다. 동일한 무게는 미국에서 약 11만달러(약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슈크렐리가 미국에서 다라프림 독점판매권을 지니고 있어서 학생들이 미국에서 약품을 판매하려면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발견은 "(대폭 인상에도 불구하고) 다라프림은 여전히 가격이 낮게 책정돼 있다"고 한 슈크렐리의 종전 주장을 훌륭하게 무력화했다.

또한 연구개발에 소홀한 튜링과 같은 제약회사가 R&D에 엄청난 비용을 들이는 다른 기업과 동일한 보호를 받는, 미국 제약 산업의 기형적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성과가 터무니 없이 높은 외국 의약품 가격에 관심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포브스에 따르면 다라프림의 매출이익률은 7억4323%에 달한다.

튜링제약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세상에서 제일 미움 받는 남성' 마틴 슈크렐리.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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