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포스트 설립 아리아나 11년만 손떼…새 스타트업

버라이즌의 야후/AOL 인수 영향이란 분석도

아리아나 허핑턴ⓒ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세계 최초의 블로그 뉴스 '허핑턴포스트'의 설립자 아리아나 허핑턴(66)이 창업 11년만에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을 떠난다.

AFP통신은 11일(현지시간) 허핑턴 성명을 인용 아리아나 허핑턴 회장 겸 편집장이 비영리 스타트업 업체 '트라이브 글로벌(Thrive Global)' 설립에 매진하기 위해 허핑턴포스트에서 맡았던 모든 역할을 마무리짓는다고 보도했다.

그가 새롭게 추진하는 트라이브 글로벌은 교육 워크샵, 인터넷강좌 및 자격증 등을 기업들에 제공해 직원들의 '웰빙' 라이프를 돕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허핑턴은 트라이브 글로벌 런칭과 기존 허핑턴포스트 편집장 역할을 모두 잘해내기 위해선 24시간 일에만 매진해야 한다면서 이는 자신이 내놓을 '트라이브 글로벌'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전했다.

트라이브 글로벌은 허핑턴포스트 공동 설립자 케네스 레러와 NBA 스타 안드레 이궈달라, 션 파커 페이스북 초대 CEO 등의 투자를 받았으며 오는 11월 미 대선 일정이 마무리되면 런칭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허핑턴의 사임을 두고 최근 벌어진 세력구도 변화를 지목한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AOL에 3억 1500만 달러(3471억 9000만원)로 매각됐는데 지난 해 AOL은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즌(Verizon)에 인수됐다. 버라이즌은 이어 지난 7월 야후까지 인수하면서 야후/AOL의 합병 계획을 밝혔다.

이에 한 내부 소식통은 "야후/AOL의 합병 시스템 안에서 아리아나 허핑턴이 지금과 같은 직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아리아나 허핑턴은 1950년 그리스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아버지는 기자였다. 16세 때 영국으로 이주해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80년 뉴욕으로 건너가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 화가 파블로 피카소 등의 전기를 쓰고 시사월간지 내셔널리뷰에 기고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언론인과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마이클 허핑턴 공화당 상원의원과 결혼하고 나서는 오랜시간 공화당 성향의 집필·언론 활동을 진행했으나 점차 성향을 바꿔 2004년에는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2005년 5월 칼럼니스트 출신으로 최초의 블로그 뉴스 형식 '허핑턴포스트'를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2014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52위에 올랐다.

허핑턴포스트는 자유주의, 진보 성향의 인터넷 블로그 신문으로 현재 10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으며 방문자가 월 2억명에 달한다.

허핑턴포스트는 당초 타 언론사의 기사를 그대로 가져와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300명의 직원에 매일 1500건의 기사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2012년 온라인 저널리즘으로선 처음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yjw@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