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트랜스젠더 토미…"달라진 시선· 배려 느낀다"
美 전체 인구 0.3% '트렌스젠더'-그들의 이야기
- 배상은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토마스 코플린(53)은 8년 전 미국 워싱턴의 한 병원에서 여자에서 남자로 다시 태어난 일명 '트렌스 젠더(transgender·성 전환자)'다.
당시 200명이었던 그의 병원 '동기'는 2016년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에는 1200명이 이 병원에서만 성전환 수술을 감행했을 정도다. 이후 코플린은 미국서 제기되고 있는 각종 사회적 논란들을 모두 경험했다. 트렌스 젠더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나 최근 연방정부와 11개 주(州) 정부간 소송까지 비화된 공중화장실 사용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코플린은 가장 큰 논란은 역시 자신의 집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30일 AFP통신은 트렌스젠더 코플린과 인터뷰를 통해 권리 확대를 꾀하고 있는 미국 내 트렌스젠더 사회의 현실을 조명했다.
수술 훨씬 전인 16년 전부터 자신이 남성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코플린은 한때 TV 제작 분야에서 촬영감독겸 에디터였으나 현재는 워싱턴에 위치한 비영리재단 휘트먼워커헬스에서 트렌스젠더들의 심리나 정신건강을 상담하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일에 대해 "나 또한 인터넷을 통하기 전까지는 주변에 다른 트렌스젠더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와도 연결되지 못하고 고립돼 있었다"며 "나의 경험을 통해 피부색, 성별, 교육 수준 등에 따른 특권에서 소외되어있는 트렌스젠더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포츠 안경에 턱수염을 기른 코플린은 2년전에는 프랑스어 여교사와 결혼도 했다.
◇1단계: 수술 결심
코플린은 부모에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30대가 되서야 자신이 남성임을 받아들여 수술도 비교적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모란 존재는 언젠가는 자신의 결정을 지지해줄 것이란 막연한 믿음에서 출발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형제(자매)들은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이들에 고모가 삼촌이 됐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조차 혼란스러워했다. 코플린은 "16년이 지난 지금도 모두들 같은 자리에 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삼촌 '토미'"라며 초연한 듯이 말했다.
성소수자 연구단체인 윌리엄스 연구소가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트렌스젠더는 미국 전체 인구의 약 0.3%로 추정되고 있다. 코플린은 "호르몬 치료와 정신 건강 문제로 재단을 찾는 트렌스젠더들의 숫자는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성전환 수술 비용 지원을 원하나 그런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수천에서 수만달러까지 달하는 성전환 수술 비용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단계: 혼란
1년 전 성전환 수술 사실을 커밍아웃한 케이틀린 제너는 아직도 대중에게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육상선수 겸 연예인 브루스 제너로 더 익숙하다.
제너가 성전환 이후 리얼리티TV쇼에 다른 트렌스젠더 여성들과 함께 출연한 것을 두고 LGBT 사회 내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으나 코플린의 시각은 다르다.
제너와 같은 유명인의 커밍아웃은 대중들에 성전환 수술에 대해 알게 하고, 사회에 진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코플린은 "트렌스젠더들이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이성애자들이 그들을 받아들이도록 하는데도 엄청난 효과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플린은 트렌스젠더들은 아직도 사회 곳곳에 절대 넘을 수 없는 공간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자신도 올해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절대 방문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했다. 성전환자인 남편이 차별을 받을 수 있는 곳을 가기 원하지 않는 아내와의 약속 때문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 3월 트렌스젠더에 출생증명서 상의 성별과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성소수자 차별법(HB2)’을 제정했다.
주내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례 제정을 막고, 인종·성차별과 관련한 소송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인 이 법은 일명 '화장실 법'으로 불린다.
이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13일 전국 학교들에 학생들의 성 정체성에 위배되는 화장실과 탈의실 사용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하달한 이후 연방정부와 11개 주정부간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된 상태다. 텍사스, 미시시피 등 11개주는 이 지침이 주정부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우리가 여기서 너를 지지하고 있어"
코플린은 "'화장실 전쟁'의 근본 원인은 사회 내부에 쌓인 '불안(anxiety)'에 있다"며 "트렌스젠더들과 대화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사회를 보다 자유롭게 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과 미래를 쓰고 싶어하나 그들에겐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트렌스젠더를 성적으로 이용하려는 약탈자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화장실 전쟁'이 가져온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화장실법에 대한 로레타 린치 법무부 장관을 비롯 고위공직자들의 강도높은 비판이 그것이다.
린치 장관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와 소송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은 단순히 화장실 하나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문제”라며 “이는 우리의 동료 시민에 대한 존엄과 존중에 관한, 또 국가와 국민의 하나로서 우리가 모두를 보호해야 하는 그런 법률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코플린은 "트렌스젠더들을 향해 "그래, 우리가 너를 보고있어. 우리가 여기서 너를 지지하고 있어"라고 성소수자들에 말한 것"이라며 "수년간 나는 사람들이 단지 내 존재를 인정해주기를 바라왔는데 행정부의 높은 사람들이 이런말을 한 것은 매우 놀랍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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