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chan'에 또 총격 범행 예고글…익명성 '일베' 닮은꼴
- 윤지원
(서울=뉴스1) 윤지원 = "너희 중 일부는 무사할 거야"
"북서부에 사는 사람들, 내일 학교가지 말길"
미국 오리건 주 엄프콰 커뮤니티칼리지 총격 범죄가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달 31일(현지 시간) 인터넷 게시판 4chan에 오른 글이다. 총격범 26세 크리스 허퍼 머서가 범행을 예고한 글로 보인다. 미 경찰 당국은 1일 총격 사건의 내막을 밝히기 위해 이 게시판까지 수사를 넓혔다.
지난 2012년 미 코네티컷 샌디후크초등학교 총격 사건 직전에도 총격범이 범행 전 4chan에 경고문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4chan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도대체 '4chan'은 어떤 곳이길래 끔찍한 총기 사건 범죄자가 자신의 흔적을 남겼을까.
2003년 개설된 4chan은 오로지 익명으로만 글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이다. 심지어 사용자의 아이디도 모두 'Anonymous'(익명)로 통일한다. 완벽한 익명성, 완전한 통일성을 지향하는 이 곳에선 무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4chan은 여러모로 한국의 '일간베스트(일베)'와 닮았다. 시작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오타쿠 문화였지만 점점 색깔이 다양해졌다. 이후 색다른 이미지나 글, 유머 등이 유포되면서 미국 하위문화를 이끄는 '성지'로 여겨졌다. 영어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LOL'(크게 웃는다), 'Rickrolling'(낚시글) 등등도 여기서 시작된 인터넷 용어이다.
하지만 4chan은 법의 울타리를 넘나들며 말썽도 많이 일으켰다. 사이버해킹을 통해 사적소유권 및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이 가장 비일비재했다. 지난 해 6월 미국 배우 제니퍼 로렌스의 누드 사진이 유포된 진원지도 4chan이다. 국제 해킹집단 어나니머스가 탄생한 곳도 4chan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포르노사진을 공유하는 도를 넘는 범죄 행위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워싱턴 주 키트삽 카운티에 사는 한 살인범이 여자친구를 죽인 뒤 4chan에 시체 사진을 찍어 올리는 엽기 행각을 벌인 적도 있다. 여기에 극우적인 사용자들이 북한 정권과 히틀러를 두둔하고 찬양하는 글을 남기는 경우도 많다.
4chan은 크리스 풀이라는 개발자가 2003년 당시 15살의 나이로 개설했다. 올 초 그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일본 극우 성향의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2Channel)'로 소유주가 바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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