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삶' 노래한 빌리 홀리데이 탄생 100주년 재평가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남부의 나무에는 이상한 열매가 열리네. 잎사귀와 뿌리에는 피가 흥건하고 남부의 산들바람에 검은 몸뚱이가 매달린 채 흔들리네.…달콤하고 상쾌한 목련 향기, 갑작스럽게 풍기는 살덩이를 태우는 냄새…(빌리 홀리데이 '이상한 열매' 가사중)"
AFP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처절한 삶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한 빌리 홀리데이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홀리데이를 재평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음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식에 맞추어 선율을 바꾼다"는 홀리데이의 말대로 그녀의 삶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것이다.
홀리데이는 '디바'라는 칭호가 무색하게도 일생 내내 인종차별을 겪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가난 속에서 마약으로 몸을 혹사시키다가 1959년 불과 44세의 나이에 뉴욕의 한 병원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홀리데이는 1939년 뮤지컬 역사상 가장 항변적인 곡 '이상한 열매(Strange Fruit)'로 데뷔했다. 이 노래가 담긴 음반은 1939년 한 해에만 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아임 어 풀 투 원트 유(I'm A Fool To Want You)' 등의 대표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후에도 홀리데이는 고급 호텔에서 종업원용 엘리베이터의 탑승을 요구받는 등 변함없는 인종차별을 받아야 했다.
작가 레니 로버트슨은 "홀리데이를 묘사한 연극 '에머슨 바 앤 그릴에서 레이디데이'가 올라간 1986년, 홀리데이는 무시됐다. 그녀는 끔찍한 롤 모델이었고, 마약 중독자였고, 알콜 중독자였으며, 그녀가 잠든 후에도 '좋은 여성'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에야 홀리데이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다. 그녀는 그녀의 인생을 단축시킨, 비열한 인종 차별을 충실히 견뎠고 권리를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권리를 위해 싸우고 견뎌온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콜롬비아사는 홀리데이의 '이상한 열매', '서머타임스(Summertimes)', '올 오브 미(All of me)' 등을 포함해 노래 20곡을 수록한 '백년 컬렉션'을 내놨다. 피아니스트 라라 다운스도 그녀의 노래를 연주한 '빌리 홀리데이 노래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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