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유니트리 거품 논란에 문턱 높아진 IPO…'매출 뻥튀기' 논란도

中당국, 지속 매출 창출 능력 등 심사 강화
러쥐 등 IPO 대기 중…홍콩 18C 규정 노린 상장 지속할 듯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당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상장 문턱을 높인다. 이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을 얻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으나 기업 가치가 치솟으면서 거품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상장을 준비하던 후발 휴머노이드 기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반토막' 난 유니트리, 상장 문턱 높이는 中

24일 중국 재련사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다수의 투자은행(IB) 관계자들에게 비공식적인 창구지도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의 기업공개(IPO) 심사 문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규제당국은 로봇 기업들이 IPO에 앞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 능력, 신뢰할 수 있는 매출, 차별화된 기술력 등을 입증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상장을 준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 대한 상장 문턱을 높인 것은 약 한 달 전 상장한 유니트리의 주가가 급락한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STAR Market)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으로 주목받은 유니트리는 상장 직후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했으나, 현재는 최고가 대비 반토막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 가치에 대한 거품이 빠진 데다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플레임이 잇달아 상장하면서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났고, 단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당국은 앞으로 상장하는 로봇 기업의 매출 투명성,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 상업화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로봇 기업들이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 특수관계인 거래, 데이터 수집센터 매출, 일회성 수익 등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제품 출하 역량과 안정적인 고객층, 실제 적용 사례를 갖춰 실험실에만 머무는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대회 개막식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2026.08.22 ⓒ 신화=뉴스1
로봇 기업의 '매출 부풀리기' 관행 논란…업계 폭로전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그 이면에서 매출 부풀리기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등을 통해 외형을 키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달 초 홍콩 증시에 상장한 메크마인드 로보틱스의 샤오톈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일부 로봇 기업이 허위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샤오 CEO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자사의 로봇을 지방정부가 구축한 '데이터 수집센터'에 판매한 뒤 해당 데이터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거래를 반복하며 매출을 올렸다.

또 '임대 회사'를 활용해 특수관계인 거래로 지속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각종 홍보 기사를 내세워 설립 2~3년 만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비판했다.

샤오 CEO는 "이 같은 방식은 지속할 수 없고 적자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며 "현명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지목한 기업은 중국 CCTV 춘제 갈라쇼에도 등장했던 갤봇으로, 현재 기업 가치가 200억 위안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갤봇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상용화돼 현장에 배치한 로봇이 1000대를 넘어섰다며 일축했다.

실제 투자업계에서는 일부 로봇 기업이 데이터 수집센터 관련 매출을 제외할 경우 기업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장 기다리는 中 로봇 기업…홍콩행 증가할 듯

규제당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 대한 심사 강화를 예고했음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상장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중국 본토 시장에서는 러쥐로봇, 딥로봇틱스(윈선추테크), 웨장커지(두봇) 등이 IPO 의향서를 제출하고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웨장커지는 상장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며, 나머지 두 곳은 여전히 검토 단계에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로봇 산업을 포함한 기술 기업의 IPO 과정에서 업계 내 위상이 충분히 두드러지지 않으면 상장 절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로봇 기업은 중국 본토 대신 홍콩 시장 상장을 노리고 있다. 자즈과기, 즈위안, 스탠더드로봇, 천싱기술 등이 이미 홍콩 시장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홍콩 증시에 초기 기업이 몰리는 이유는 특수기업의 경우 사전 매출이 없어도 상장이 가능한 18C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홍콩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심사 방향은 실제 상업화 역량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해 업계의 과도한 거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며 "이는 규제당국이 자본시장의 '문지기' 역할을 하며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