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오늘 11년만에 美국빈방문…트럼프와 '관세·AI·대만' 담판
트럼프 직접 공항 영접…B-2·F-22 동원 화려한 환영식
무역휴전 연장·희토류·대만 무기판매 등 힘겨루기 전망
- 노민호 특파원
(베이징=뉴스1) 노민호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11년 만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관세와 희토류, 인공지능(AI), 대만 문제 등 미중 간 핵심 현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와 미 백악관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州)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맞이한다. 이튿날인 24일에는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과 미중 정상회담, 국빈 만찬이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 대규모 의전을 준비했다.
24일 백악관 사우스론과 스테이트 플로어, 로즈가든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는 미군 전 군종을 대표하는 장병 479명이 참여한다.
미 육군과 해병대 의장대·군악대 등의 군 시범이 진행되고, 이어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의 축하 비행으로 환영식이 마무리된다.
환영식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과 첨단기술, 대만 문제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두 정상의 회담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중국은 양국 정상이 반년 사이 상호 국빈 방문을 하는 데 대해 "역사적이고 이정표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우선 의제는 무역 문제가 될 전망이다.
미중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한 '무역 휴전'을 이어가고 있다. 합의는 오는 11월 10일 만료될 예정이다.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휴전 기간을 연장할지와 추가 관세 인하 등에 합의할지가 관심사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0일 뉴욕에서 만나 사전 조율에 나섰다.
양측 모두 협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협의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고, 중국 측도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비민감 품목 가운데 관세 인하 대상을 구체화하는 문제 등을 논의했다. 소비재와 농산물, 에너지 제품, 의료기기 등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보잉 항공기 도입, 중국의 희토류·핵심광물 공급 문제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5월 미국산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고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연간 170억 달러(약 23조 1000억 원) 늘리기로 약속했다. 다만 최근 뉴욕 협의에서는 두 사안에서 뚜렷한 진전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희토류는 미중 통상 관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은 중국에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원활한 공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국 기업의 미국 첨단기술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양국 간 협력의 틀이 구체화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뉴욕 협의에서 AI 위험을 다루는 공식 대화체계로 '미중 AI 대화'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I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양측이 소통할 수 있는 연락 체계 구축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양측이 약 두 달 뒤 중국 선전에서 다시 만나 AI 위험과 관련한 통신 절차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AI를 둘러싼 기술 경쟁은 별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첨단 AI 반도체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첨단 AI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수출통제 문제는 이번 AI 안전 협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이 '핵심 이익 중 핵심'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1982년 미중 '8·17 공동성명'을 근거로 미국에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입장을 별도로 남겼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최대 140억 달러 규모의 역대 최대 무기 판매 패키지도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정상회담 이후 해당 패키지를 보류하면서 대만 무기 판매를 협상의 "좋은 카드"라고 표현한 바 있다.
양국 군 당국 간 소통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측이 시 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군사 소통 채널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중단됐던 군비통제 대화를 재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정세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중국과 이란의 경제 관계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 문제도 국제·지역 현안의 하나로 회담에서 거론될지 주목된다.
중국은 이번 방미를 앞두고 양국 간 경쟁을 충돌로 확대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내놓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방미를 하루 앞둔 22일 장문 논평을 통해 지난 5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협력을 주로 하고, 경쟁은 정도 있게 하며, 이견은 통제하고, 평화를 기대할 수 있는'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중국 외교부와 공동으로 '건설적 전략 안정'이라는 제목의 영상도 공개했다. 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정적 관계 관리' 기조를 거듭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5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백악관에서 다과를 함께한 뒤 워싱턴DC 국립기록보관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사흘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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