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AI·대만…美 가는 시진핑, 트럼프 담판서 챙길 '3대 과제'
최대 관심은 관세…AI 대화채널 구축·美 기술통제 완화도 요구
140억달러 대만 무기판매도 변수…中 '레드라인' 재확인 전망
- 노민호 특파원
(베이징=뉴스1) 노민호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관세와 인공지능(AI),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는 대만 문제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중미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를 구체화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당시 양국 정상은 이를 미중 관계의 새로운 방향으로 설정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두 정상은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약 4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방문 기간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중미 관계 및 세계 평화와 발전에 관한 중대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관세라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일 큰 관심사는 관세"라며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간 협의도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나 경제·무역 현안을 조율했다.
중국 상무부는 양측이 기존 경제·무역 협의에서 도출된 합의 이행과 양자 무역·투자 등 주요 문제를 놓고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AI 문제도 별도로 논의했다. 정상회담을 앞둔 막판 조율인 셈이다.
미중 정상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회담에서 '관세 휴전'에 합의했다. 현행 휴전은 오는 11월 10일 만료될 예정으로, 이번 회담에서는 이를 연장하고 추가적인 관세 충돌을 막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중 무역이사회와 투자이사회의 후속 조치도 논의될 수 있다. 양국은 비민감 품목의 교역 확대와 투자 문제 등을 협의해 왔다.
중국으로서는 관세 갈등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교역과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AI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허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뉴욕 협의에서도 AI가 별도 의제로 다뤄졌다. 미국 측은 중대한 AI 사고나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경우 양국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통보 체계 구축 방안을 제안했다.
소식통은 "AI와 관련해 양국의 공식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는 것, 일종의 안전장치인 '가드레일'을 만드는 것이 국제적인 관심사"라고 말했다.
AI가 경제뿐 아니라 군사·안보 영역까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우발적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AI 안전 대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와 AI 관련 기술 통제가 자국의 기술 발전을 제약하고 있다고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도 AI 협의 채널 구축과 함께 미국의 대중 기술통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국 기업의 미국 첨단기술 접근을 제한하는 규제를 완화할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도 강하게 원칙을 강조할 사안이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에도 일관되게 반대하며 신중한 처리를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에서는 최대 140억 달러(19조 2220억 원) 규모로 알려진 대만 무기판매 패키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해당 무기판매는 지난 5월 정상회담 이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무기판매는 미국이 언제 발표하느냐의 문제"라며 "시 주석 방미 전에 이를 발표하면 판을 깨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도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의 핵심 레드라인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미국의 대만 군사 지원 확대를 억제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중국 입장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미중 간 구조적인 경쟁 자체를 끝내기보다는 경쟁이 다시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고, 양국 관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에서는 추가 충돌을 막고, AI에서는 대화 통로를 만들면서 기술통제 완화를 요구하고, 대만에서는 중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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