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韓 2.8배 비행제한구역…드론 소유주들 '눈물의 이별'

직경 600km 비행금지 설정…11월부턴 베이징 드론 소유도 전면금지
중고플랫폼 드론 판매 줄이어…당국 '헐값' 매입에 소비자 분노도

중국 베이징 시틱타워 고층 외벽이 경비행기 충돌로 훼손됐다. 2026.6.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수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초대형 비행 제한구역이 설정돼 오는 20일 시행된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항공교통관제 당국은 20일부터 베이징을 중심으로 직경 600㎞에 이르는 특별 제한구역을 설정한다고 발표했다.

제한구역은 베이징 이외에도 톈진과 허베이를 포함한 '징진지' 지역을 비롯해 네이멍구자치구, 산시·산둥·랴오닝성 일부 지역을 포함한다.

전체 면적만 놓고 봤을 때 대한민국 국토 면적(10만㎢)의 약 2.8배에 해당하는 28만㎢에 달한다. 이 구역 내에는 약 1억 명이 거주하고, 수십 개의 공항과 소규모 비행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당국이 설정한 특별 제한구역에선 정기 민간 항공편과 사전 승인을 받은 업무용 항공편, 군·세관·경찰·소방 등 긴급 목적의 항공편 이외의 모든 비행 활동이 금지된다.

운항이 허용된 항공기도 사전에 승인받은 계획을 따르고 경로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을 경우 당국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는 지난 6월 베이징에 위치한 최고층 건물인 시틱타워에 경비행기가 충돌한 사고 이후 마련됐다. 시틱타워는 베이징 최고층 랜드마크로 '중국존'(中國尊)이라는 별칭이 붙는다. 당시 사고로 경비행기 조종사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지난 5월부터는 개인용 드론의 판매·운송·비행을 전면 금지한 데 이어 11월부터는 드론을 보유하는 것 역시 금지된다.

최근 베이징시 제16기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26차 회의는 개정된 '베이징시 무인항공기 관리 규정'을 의결하고 베이징시 행정구역 전체를 '무인항공기 관제 공역'으로 지정해 11월 15일부터 이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드론과 핵심 부품을 보유하거나 보관하는 것도 금지된다. 외부에서 드론과 핵심 부품을 운송하거나 직접 휴대해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미 베이징에 보관 중인 드론은 11월 15일 이전까지 베이징 밖으로 옮겨야 한다. 공안기관은 규정 시행 이후 순찰과 검사를 통해 불법 보관 여부 등을 단속할 예정이다.

베이징시는 기존 드론 소지자들이 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매입·폐기·회수, 외부 배송 등 대책도 내놨다.

개인이 각 구 정부가 지정한 업체에 드론을 판매할 경우 이달 12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매입 가격의 30%, 기체당 최대 3000위안(약 60만 원)을 보조한다. 11월 1일부터 14일까지는 매입 가격의 15%, 최대 1500위안(약 30만 원)을 지원한다.

정부가 마련한 회수 장소에서 드론을 폐기할 수도 있다. 10월 말까지 폐기하면 기체당 200위안, 11월 1~14일은 100위안을 지급하거나 베이징 이외의 지역으로 무료 반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국이 드론에 대한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주요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드론을 판매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고 홍콩 성도일보 등 중화권 매체는 전했다.

특히 드론 보유까지 금지되면서 소유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DJI의 드론 미니2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한 시민은 "정가 3000위안인 해당 모델의 정부 매입가는 360위안에 불과해 '갈취행위'와 같다"며 "결국 외지에 있는 친구에게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SNS에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나와 사계절을 돌고 여러 차례 만리장성을 함께 올랐으며 나와 함께 5개국을 여행한 나의 드론이 새로운 공을 세우길 바란다"고 적어 관심을 끌었다.

정부가 지정한 업체에 드론을 판매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작은 기계 하나가 우리에게 색다른 풍경을 선사했다"며 "정책을 이해하지만 아쉬움이 남아 판매를 위해 줄을 섰던 소유자들끼리 '시대의 눈물'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