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비 지출 GDP 3.5%까지 확대 검토…현재의 2배 이상"
블룸버그 "美 압박에 한국처럼 10년에 걸쳐 증액 시나리오"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정부가 미국의 방위력 증강 요구 속에 중기 방위비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제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약 24조 엔(약 212조 원) 수준으로, 현 방위 관련 지출의 2배를 웃도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일본 정부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및 다른 동맹국들의 흐름에 맞춰 방위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작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정상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 요구에 맞춰 2035년까지 GDP의 3.5%를 병력·무기 등 핵심 방위 분야에 투입하고, 1.5%를 군사 인프라와 사이버 안보 등 방위·안보 관련 분야에 사용한다는 데 합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방위 당국자들도 최근 미국 측과의 협의에서 방위비를 대폭 늘릴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현재 검토 중인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는 한국처럼 향후 10년에 걸쳐 방위비를 GDP의 3.5%까지 높이는 것이다. 다만 관계자들은 "3% 등 그보다 낮은 수준을 목표로 설정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방위력을 강화하고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도를 낮출 것을 요구해 왔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방위비를 GDP의 1% 안팎으로 억제했으나, 이후엔 방위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당초 2027회계연도까지 달성하기로 했던 GDP 대비 약 2% 수준의 방위 관련 지출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사용하는 'GDP의 2%' 수준과 현재 경제 규모를 기준으로 한 실제 비율 간엔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올 회계연도 방위비 관련 지출 10조 6000억 엔(약 93조 원)이 2022년 명목 GDP와 비교하면 1.9%에 해당한다고 밝혔지만, 일본 내각부의 올해 명목 GDP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GDP의 약 1.5% 수준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따라서 일본의 방위비를 올해 GDP 기준으로 3.5%까지 확대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약 24조 엔으로서 현재의 2배가 넘는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막대한 재원 부담 때문에 일본 정부 내에서도 공식적인 수치 목표를 제시하는 데 신중한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당국자들 또한 "아직 3.5%를 공식적으로 약속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관련 목표가 공개될 경우 이를 부인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실제로 아구인 기미히토 일본 방위성 대변인은 이날 회견에서 "일본의 방위력 정비는 '자신의 나라는 스스로 지킨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독자적으로 판단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미리 정해진 지출액에서 출발할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위력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방위비가 GDP의 3.5%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 이후 일본 금융시장에선 국채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서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엔화는 달러당 155.24엔까지 약세를 보였다.
반면 방산업체 IHI와 가와사키중공업 주가는 각각 1.8%, 0.9% 상승 마감했다. 두 종목은 한때 2% 넘게 하락하다 보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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