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저우차·제일차 '지분 거래' 공식화…합병시 年500만대 '공룡'
제일차는 광저우차 2대주주로…광저우차, 제일차-도요타 합작법인 인수할 듯
중국서 고전 중인 세계 1위 日도요타, '남북 도요타' 통합 전망도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자동차 국유기업인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이 지분 협력을 공식화했다. 제15차 5개년 계획 후 처음으로 중국 국유·중앙 기업의 지분 협력이 가시화한 것으로, 향후 통합·합병 등 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00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 내에서 경쟁하면서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 주도의 산업 재편이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광저우자동차와 제일자동차가 지분 협력을 공식화하면서 이들과 각각 합자 법인을 운영하던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중국 사업이 재편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광저우자동차는 지난 14일 제일자동차와 지분 거래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광저우자동차는 신주 발행 방식으로 제일자동차가 보유한 완성차 합자회사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 제일자동차도 광저우자동차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중앙 국유기업인 제일자동차와 지방 국유기업인 광저우자동차의 협력은 지난 11일 공업정보화부 등 9개 부처가 '지능형 네트워크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15·5 계획'에 따라 자동차 기업의 그룹화 관리 및 개혁을 심도있게 추진할 것을 제시한 이후에 이뤄졌다.
제일자동차는 훙치, 번퉁, 제팡 등 자체 브랜드를 비롯해 도요타, 폭스바겐과 합작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330만 2000대에 달한다.
광저우자동차는 자체 브랜드 아이언, 촨치를 갖고 있고 혼다, 도요타와 합작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72만 15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만일 이번 지분 협력이 완전한 합병으로 이어질 경우 두 회사의 지난해 판매량을 기준으로 1년에 5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이 탄생한다. 이는 비야디(460만 대), 상하이자동차(450만 7000대)를 상회하는 규모다.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의 월간 침투율이 65%에 달할 정도로 전기차 비중이 큰 중국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중심의 이들 두 기업의 성장은 침체돼 왔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제일자동차의 판매량은 200만 대를 넘어섰고, 시장점유율은 10%를 기록했으나, 판매량은 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광저우자동차는 101만 2600대를 판매해 5%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다.
리옌웨이 중국자동차유통협회의 전문가는 현지 언론에 "중국 남부 지역에 공급망과 배터리·스마트 주행·신에너지 플랫폼 분야에 강점이 있는 광저우자동차는 순수 전기차 연구개발 및 제조 체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일자동차의 자본 투입은 더 높은 수준의 국유자본 조정 체계에 편입하도록 해 지역 간 생산 능력 안배, 대규모 기술 투자 등 강한 조직적 조건을 갖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광저우자동차와 제일자동차의 지분 협력은 대형 국유 자동차 기업의 탄생 가능성은 물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의 중국 내 사업 재편과 관련해서도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광저우자동차가 신주 발행 방식으로 제일자동차가 보유한 완성차 합자회사 일부를 인수한다고 언급한 것이 제일자동차-도요타 합작사인 이치도요타(一汽丰田)를 특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일자동차는 폭스바겐, 도요타, 아우디와 각각 합작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내에선 광저우-도요타 법인인 '광치도요타'(广汽丰田)를 '남부 도요타'로, 제일-도요타 법인인 '이치도요타'를 '북부 도요타'로 지칭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광치도요타와 이치도요타 주요 모델 간 경쟁은 치열해 그간 두 합작사 간 협력설과 유통망 통합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지난해 도요타 차이나는 일부 지역에서 한 도시에 한 곳의 합작 법인 매장만 남기고 광저우자동차·제일자동차 차량을 함께 판매하는 방식을 시범 도입한 바 있다. 이에 2022년 773개였던 이치도요타 매장은 15% 감소한 651개로, 광치도요타 매장은 10% 감소한 620개로 줄었다.
또한 광치도요타에서 총경리를 맡은 히로유키가 이치도요타로 자리를 옮긴 것도 '남북 도요타' 합병의 사전 작업으로 인식됐다.
중국경제망은 '남북 도요타' 재편 후 도요타(중국) 판매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일본 측이 적극 추진해 온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신설되면 도요타가 50%의 지분을, 광저우자동차와 제일자동차가 각 25%의 지분을 보유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약 30년간 남부와 북부의 현지 합작사를 통해 규모를 키워왔으나, 성장세가 둔화하고 경쟁이 심화하는 데다 전기차 전환이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남북 도요타'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다만 회사 측의 공식 확인은 없는 상태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컨설팅회사 오토모빌리티 창업자 빌 루소는 "이번 조치로 도요타는 판매와 유통을 효율적으로 하고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다"면서도 "효율성 향상만으로는 중국 내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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