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설계자도 '긴축' 선회…아베 후계자 다카이치는 '완화'
NYT "일본은행은 금리인상 기조…다카이치 정부와 갈등"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오는 18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 기조를 놓고 일본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랫동안 일본의 저금리 정책을 이끌었던 인물들마저 이제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낮은 금리와 대규모 정부 지출을 통해 경제를 키우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다.
갈등의 중심에는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오랜 디플레이션을 끝내기 위해 도입한 '아베노믹스'가 있다. 저금리와 적극적인 재정 지출로 소비와 투자를 늘리려는 목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고 엔화 가치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수입 비용이 늘고 가계 살림이 압박을 받자 과거 정책을 설계했던 이들이 입장을 바꿨다. 아베노믹스의 핵심 설계자인 하마다 고이치 전 경제고문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제는 생각을 바꿔 통화 긴축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했던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도 정부의 지출 확대와 엔화 약세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시절 엔화가치 하락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마저 "아베노믹스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 그것들은 흘려보내고 리플레이션(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통화량을 늘리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아베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확장적 재정 기조를 공공연히 밝혀 왔다. 그와 가까운 인사들은 약한 엔화가 수출에 유리하고, 수입 물가 부담은 정부 지출로 일부 보완할 수 있다며 완화 기조 유지를 주장한다고 NYT는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자문역인 아이다 다쿠지 크레디아그리콜 일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성장을 촉진하려면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돈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성장 둔화를 경계하고, 과거 정책 설계자들과 중앙은행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엔화 약세를 더 시급한 위험으로 보면서 일본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정부가 빚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우려도 커졌다. 최근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사토 모토히로 히토쓰바시대 공공재정학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일본 정치권을 향해 "여전히 디플레이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시대에 디플레이션 처방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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