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20 재무장관회의 공동성명 무산시켜…中겨냥 문구 충돌"

'비시장정책 철폐' 표현 반대…핵심광물·공급망 지적도 이견

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회의에서 금융 역량 강화 관련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6.9.1.ⓒ AFP=뉴스1

(베이징=뉴스1) 노민호 특파원 =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비시장 정책'(non-market policies) 철폐 등을 담은 공동성명 채택에 반대하면서 최종 합의가 무산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들은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비시장 정책과 관행을 철폐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중국이 '비시장 정책'이라는 표현에 반대하면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의장국인 미국은 공동성명 대신 의장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G20은 별도의 표결 없이 회원국 간 컨센서스(전원합의)를 통해 공동성명을 채택한다. 의장성명은 회원국 전체의 합의를 담는 공동성명과 달리 의장국이 회의 결과를 정리해 내놓는 문서다. 외교가에선 통상 공동성명보다 합의 수준과 정치적 무게가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

중국이 반대한 '비시장 정책'은 시장 원리보다 정부의 개입과 지원에 따라 가격이나 생산·투자 등이 왜곡되는 정책을 뜻한다. 정부 보조금이나 국유기업에 대한 특혜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그간 중국의 이 같은 정책이 과잉생산을 부추기고, 값싼 제품의 대규모 해외 수출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을 왜곡한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은 서방이 제기하는 과잉생산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중국의 반대와 관련해 "지속적인 왜곡을 우려한다면 중국이 가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국가"라며 "G20에서 19대1의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비시장 정책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에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희토류 참고 일러스트.<자료사진>
'19대1' 갈린 G20…中, 핵심광물·항행·채무 문구도 반대

에너지와 식량, 비료,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에도 이견을 보였다. 특히 공동성명에 '핵심광물'이라는 표현을 담는 것 자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과 맞물린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에 맞서 핵심광물에 대한 광범위한 수출 통제를 예고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 갈등 완화를 위한 '휴전'에 합의했다.

당시 중국은 희토류와 핵심광물 등의 공급을 지속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중국이 관련 약속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예측 가능한 항행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에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은 중국이 해당 문구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개발도상국의 채무 문제를 놓고도 이견이 드러났다.

중국은 G20 회원국들이 고채무 국가의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통 프레임워크'(Common Framework)에 '연대'를 표명한다는 내용에도 반대했다.

공통 프레임워크는 채무 부담이 큰 국가의 부채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주요 채권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참여 여부가 중요하게 꼽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만장일치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랐다"며 중국이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이 공동성명 문구에 동의한 것은 G20 내부에 "상당한 수준의 의견 일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기 약 3주 전에 불거졌다. 지난해 '무역 휴전'에 합의한 미중이 과잉생산과 핵심광물, 공급망 등을 놓고 다시 이견을 노출하면서 향후 정상 간 협상에서도 관련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