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기훼손법' 시행…경찰 "단속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고"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日경찰청 "현행범 체포·위법성 판단 엄격해야"

일본 일장기 자료사진. 2024.04.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에서 국기인 일장기를 훼손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국기손괴죄' 법안이 13일부터 시행됐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경찰청은 법안 통과 뒤인 지난달 24일 전국의 경찰본부에 적절한 법 적용을 요구하는 통지를 보냈다.

경찰청은 통지에서 위법성 판단에 관한 유의 사항으로 "조직적으로 검토함과 동시에 검찰 당국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현행범 체포에 대해서는 "이유나 필요성, 증거의 증명력에 대한 조직적이고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범죄성과 범인성이 명확한 경우에 한한다"고 밝혔다.

경찰 신고에 대해서도 신고자나 목격자의 사정 청취, 방범 카메라 확인 등 세심한 대응을 지시했다.

통지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지도 및 교육을 요구했다. 지지통신은 이 통지에서 위법 행위의 참고 사례로 중의원 내각위원회 설명 자료를 첨부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난처함이 묻어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간부는 "단속하든 안 하든 비판이 나온다"며 "대응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시행 직후인 오는 15일은 일본에서 태평양 전쟁이 끝난 '종전의 날'로, 반전 시위, 반체제 시위가 예정돼 있다. 경찰에서는 이날에 "도발하듯 일부러 국기를 파손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수사 간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사상과 표현의 자유와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현행범 체포의 문턱은 높다"며 "'기물손괴죄' 등 기존 법률도 적극 활용해 대응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참의원(상원)에서 집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및 기타 보수 정당의 찬성으로 가결된 국기손괴죄 신설 법안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숙원 사업으로, '사람에게 현저한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방법으로 국기를 손괴·오손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일본 헌법학자, 형사법 학자들은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공동 성명을 내기도 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