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가 흔드는 '비핵 3원칙'…日지방의회 "유지하라" 반발 봇물

다카이치 취임 후 8개월 동안 82개 지방의회가 의견서 제출
비핵 3원칙 고수 및 법제화 요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9일 일본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나가사키 원폭 투하 81주년 추도식에서 1원폭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6.8.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에서 "핵을 보유하지 않고, 만들지 않고,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인 '비핵 3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지방의회가 늘었다고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참의원(상원)은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후 지난 6월 말까지 적어도 25개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의 82개 지방의회에서 비핵 3원칙의 고수 및 법제화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접수했다.

82개 중 현 단위의 의견서는 5건, 시 단위의 의견서는 48건, 정·구 단위의 의견서는 29건이었다. 반면 비핵 3원칙의 재검토를 요구한 의견서는 0건이었다.

피폭지인 나가사키현과 히로시마현도 비핵 3원칙 유지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미군 기지가 위치하고 원자력잠수함도 기항하는 나가사키현 사세보의 시의회는 의견서 채택이 자민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의견서 채택에 반대한 다야마 후지마루 시의원은 "미군 함정이 핵무기를 반입하고 있는지 우리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책임 있는 국가의 논의에 맡겨야 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6일 히로시마 평화 기념식에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현재형 표현을 쓰고, 9일 나가사피 원폭 희생자 추도식에서도 같은 표현을 써 향후 원칙 유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총리 취임 전 미국의 핵 억지력 유지를 위해 핵 반입 금지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한편 비핵 3원칙 관련 의견서는 지난 2006년 9월 제1차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올해 6월 23일까지 총 309건이 접수됐다.

가장 최근 내각별로 접수된 의견서는 △이시바 시게루 내각(2024년 10월~2025년 10월) 0건 △기시다 후미오 내각(2021년 10월~2024년 10월) 3건 △스가 요시히데 내각(2020년 9월~2021년 10월) 0건이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2009년 9월~2010년 6월) 시기에는 가장 많은 118건의 의견서가 접수됐다. 지난 2009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연설을 하고, 이듬해 3월 오카다 가쓰야 당시 외무상이 냉전 시기 일본과 미국이 맺었던 핵 밀약을 공개하면서 이 시기에 핵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