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이 무슨 소용"…명문대 마다하고 경찰대 가는 中청년들
군사학교 입학 성적 '역대 최고'…경찰대 지망생 "취업 위해 간다"
전문가들 "청년층 미래 불안 반영…경제 취약 지표기도 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에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명문대보다 안정적인 취업 전망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경찰·군사학교 등 공공부문 진출이 확실한 기관을 선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 학교의 입학 점수는 상위권 대학 못지않게 치솟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올해 군사학교 입학생들 성적이 각 성(省) 가오카오 응시생 상위 6%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국방부 대변인 장빈은 “우리 신입생들의 학문적 수준은 역대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저장성의 한 졸업생은 명문대 입학 점수를 받고도 경찰학교를 택하며 “나는 대학에 가는 이유가 취업하기 위해서다. 이상이나 미래를 말하지 마라. 일자리가 없다면 명문대 졸업생이나 고등학교 졸업생이나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사학교 졸업생은 곧바로 장교로 임관되고, 경찰학교 졸업생은 90% 이상이 경찰에 배치된다. 이는 전국 채용 시스템과 예상 인력 수요에 맞춘 정원 조정 덕분이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보수도 높다. 상하이의 신입 경찰관은 연간 22만 위안(약 4600만원)을 받는데, 이는 민간 평균 연봉 11만4000위안보다 훨씬 많다. 상하이의 한 졸업생은 “이 정도 급여면 나 자신을 부양할 뿐 아니라 미래 가족도 책임질 수 있다”며 연구 중심 명문대 대신 경찰학교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닐 토마스는 "중국 젊은이들이 이렇게 일찍 진로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그들이 경제적 미래에 대해 얼마나 불안해하는지를 반영하며, 경제가 여전히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베이징대학교가 지난해 말 2025년 졸업 예정자 3만22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명문대이지만 엘리트 대학이 아닌(중상위권 대학이나 지방 유명대 의미) 졸업생 셋 중 하나가 졸업 후 정규직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대학 졸업생의 경우 이 수치는 40%를 넘어섰다.
중국의 공식 청년 실업률은 6월에 15%에 달했다.
다만 취업을 위해 경찰대나 군사학교를 택하는 것은 위험도 존재한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이런 기관에 들어가면 사실상 18세에 평생 직업을 결정하는 셈이다. 중국인민공안대학(PPSUC)의 한 교수는 “경찰학교를 선택하는 순간 사실상 경찰 경력을 선택하는 것이다. 4년 뒤 경찰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해도 다른 분야로 옮기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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