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복 입고 장갑차 탄 대만총통…中침공 대비 훈련 직접 등판

한광-42 훈련 첫날 '완쥔' 계획 첫 참여…정부 연속성 유지 훈련

대만 총통부가 지난 5일 촬영해 이튿날 공개한 영상 화면.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한 라이칭더(가운데) 대만총통이 타이베이에서 연례 최대 군사훈련인 '한광-42'의 일환으로 장갑차에 탑승하고 있다.2026.8.6.(대만총통부 제공).ⓒ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대만이 중국군의 침공을 상정해 실시하는 연례 합동군사훈련 '한광-42호' 첫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한 채 장갑차를 타고 비상 지휘소로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돼 주목된다.

6일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한광-42호 훈련이 시작된 전날 밤 고위당국자들과 함께 장갑차를 타고 총통의 전시 최고 지휘센터인 국가정군지휘센터로 이동했다.

대만 총통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라이 총통이 흰색 셔츠 위에 방탄조끼를 입고 군용 헬멧을 착용한 채 장갑차 후방 입구로 탑승하는 모습이 담겼다.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라이 총통과 참모진이 "방어작전 지휘와 비상상황에서 정부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훈련이 지휘체계와 부처 간 공조, 비상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라이 총통이 참여한 훈련은 유사시 총통과 핵심 정부 인사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켜 국가 지휘체계와 정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완쥔'(萬鈞)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는 장제스 집권기인 냉전시대에 마련됐으며, 관련 기록은 1960년대 초부터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 총통이 2024년 5월 취임한 이후, 총통 자격으로 이 훈련에 직접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만은 중국군이 유사시 총통과 군·정부 지도부를 제거해 지휘체계를 무력화하는 '참수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을 우려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 2023년 중국군의 대만 포위훈련 당시 대만 섬과 주변 해역의 핵심 목표물을 겨냥한 모의 합동 정밀타격이 실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해 5월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군 드론이 유사시 대만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 타격'에 투입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5일 시작된 한광 42호는 오는 14일까지 10일간 대만 전역에서 진행된다. 대만군은 중국군의 봉쇄와 상륙 공격, 주요 시설 타격 등을 가정해 해안 방어와 핵심시설 보호, 지휘체계 분산, 범정부·민간 지원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미국식 지휘 방식인 '백브리프' 개념이 도입된다. 이는 작전 실행 시 인지 차이로 발생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하급 지휘관이 상급 지휘관에게 자신이 이해한 작전 내용을 본인의 언어로 다시 요약·정리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한편 역대 대만 총통으로 한광훈련 현장에서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차이잉원 전 총통은 취임 첫해인 2016년 8월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한광-32호' 실사격훈련을 시찰한 바 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