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폴리실리콘 굴기' 정조준…가격하한제·관세 만지작

美, 세계 태양광 제조능력 80% 장악한 中에 견제구
中 "232조 관세조치 중단해야…대화로 해결"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 핵심 원자재인 폴리실리콘에 가격 하한제를 설정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공급망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폴리실리콘을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미국 전략의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폴리실리콘과 관련 제품에 대한 가격 하한과 관세를 결합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안보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다.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수입품에 대해 조사 후 대통령이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보조금과 과잉 생산을 앞세워 전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을 장악하면서 미국의 핵심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제조 능력의 약 8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태양광 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뿐만 아니라 반도체 웨이퍼 생산에도 쓰이는 핵심 소재다.

미국은 이번 조치로 자국의 '헴록 세미컨덕터'와 독일의 '바커케미'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폴리실리콘 생산시설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태양에너지 전지 핵심 원료로 쓰이는 폴리실리콘이 생산된다.<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크레이그 싱글턴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막대한 보조금과 만성적인 과잉생산으로 가격을 지속 가능한 수준 이하로 떨어트려 경쟁업체들을 약화시켰다"며 "가격 하한과 관세를 병행하면 미국 업체들이 생존할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은 232조 관세조치를 가능한 한 빨리 중단하고 평등한 대화를 통해 각국의 우려를 적절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태양광 산업 경쟁력에 견제구를 던짐과 동시에 AI 시대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구리, 목재 등에 대해 232조 관세를 적용했으며, 반도체와 핵심 광물, 의약품, 풍력타번 등에 대한 조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의도치 않은 '부수적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태양광 산업은 최근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웨이퍼와 셀 등 핵심 부품은 여전히 중국 등 해외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관세가 현실화하면 태양광 발전소 건설비용을 비롯해 소비자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의 가격이 함께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