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에 돈 넣어라"…지진 대피 이온몰 20대 여직원, 다시 들어갔다 참변
유족 "직원 신변 안전이 최우선 아닌가" 분통
'대피 후 폭발' 쇼핑몰서 직원 7명 사망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지난달 28일 일본 구마모토현 강진 직후 폭발로 건물 일부가 무너진 대형 쇼핑몰 '이온몰 구마모토'에서 여직원 오오타케 구루미(22)가 지진 발생 후 대피한 뒤 다시 이온몰로 들어갔다가 숨진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 구마모토 니치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난달 28일 오후 오오타케는 쇼핑몰 2층 잡화점에서 일하고 있었다.
지진이 발생하자 그는 동료와 함께 밖의 주차장으로 대피했다. 그때 쇼핑하러 몰을 방문했던 이모와 사촌을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이후 오오타케는 "회사에서 계산대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고 해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료와 함께 건물 안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5분 뒤 이온몰에서 폭발이 발생하고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29일 오전 2시쯤 오오타케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있어 DNA 감정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그의 친척은 "직원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고용주의 역할 아닌가"라고 분노했다.
오오타케의 빈소를 찾은 간부들도 매출금을 금고로 옮기기 위해 매장 안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중·고등학생 시절 배구부에서 활동한 오오타케는 4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잡화점 운영사에 입사해 구마모토현 내 매장에서 근무했다. 이온몰에는 지난달 초 발령받았다.
친척들은 그가 3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지탱해 주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성실하고 정의감이 강하며, 정말 든든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 아이돌을 열심히 응원하면서 오는 11월 콘서트와 비행기 티켓도 준비해 둔 상태였다고 한다.
친척들은 "예전부터 책임감이 강한 아이였기 때문에 지시에 따랐던 것 같다"며 비통해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38명으로 집계됐다. 수색이 종료된 이온몰에서만 직원 7명이 목숨을 잃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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