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에도 더 세진 중국산…주요 제품 40% 세계 점유율 확대
닛케이, 주요 제품·서비스 67개 품목 상위 5개사 조사
CATL·BYD 배터리 점유율 57.8%…테슬라 제치고 EV 1위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이 고율 관세로 중국 제품의 자국 시장 진입을 차단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차량용 배터리 등을 앞세워 세계 주요 제품·서비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발표한 '2025년 주요 상품·서비스 세계 시장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조사 대상 67개 품목 가운데 약 40%에 해당하는 25개 품목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닛케이는 세계 경제활동에서 중요도가 높은 최종제품과 서비스 등 67개 품목을 선정한 뒤 품목별 세계 상위 5개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집계하고 이를 전년과 비교했다.
중국 기업은 조사 대상 중 37개 품목에서 세계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약 70%인 25개 품목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점유율이 상승한 품목 수도 2024년의 24개를 웃돌았다.
중국 기업의 약진은 전기차(EV)와 차량용 배터리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는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 전년 대비 4.2%포인트(p) 상승한 40.8%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지켰다. 중국 BYD(비야디)는 1.2%p 오른 17%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배터리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57.8%로 전년보다 5.4%p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에너지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EV 시장에서는 BYD가 14.5%의 점유율을 기록해 11.3%에 그친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도 점유율을 높이며 3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산 EV에 100%의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입을 차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중국산 제품에 한때 최대 145%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 기업들이 '관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출시장 다변화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신 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남미 등으로 활로를 넓힌 것이다.
특히 태국 EV 시장에서는 BYD 등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20%를 넘어섰다. 중국의 2025년 무역흑자도 약 1조 2000억달러(약 1735조 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디지털 제품에서도 중국 기업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전년보다 4%p 오른 17%를 기록했다. 애플이 23%로 1위를 유지했지만 화웨이와의 점유율 격차는 전년보다 3%p 줄었다.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의 점유율이 1%p 하락한 3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전년과 같은 19%를 유지한 반면,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는 각각 1~2%p씩 점유율을 확대했다.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하락한 품목은 감시카메라 시장 등을 포함해 11개로 집계됐다. 전년의 15개보다 줄어든 수치다.
반면 미국 기업은 세계 상위 5위권에 포함된 42개 품목 가운데 EV와 라우터, 서버 등 26개 품목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강세 배경으로 현지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가격·기술 경쟁인 '네이쥐안'(內卷)을 꼽았다.
소노다 나오타카 PwC컨설팅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는 많은 기업이 도태되는 한편 살아남은 기업의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이 세계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저가 중국산 제품이 다른 국가로 대거 유입되는 것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와 관세 등 무역장벽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중국 기업의 점유율 확대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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