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릴열도 무인도에 '日활동' 전설적 소련스파이 이름 명명

'리하르트 조르게'로 짓기로

러시아에서는 남쿠릴열도, 일본에서는 북방영토로 알려진 4개 섬 중 하나인 쿠나시르섬의 전경이 보이고 있다. 2016.12.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러시아가 쿠릴열도(북방영토)에 있는 무인도에 일본에서 활동한 전설적인 소련 간첩의 이름을 붙일 예정이라고 30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산케이신문,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지리학회 사할린주 지부는 지난 28일 소쿠릴열도의 무인도 중 하나에 '리하르트 조르게'의 이름을 따 명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부는 이미 섬에 이름을 적은 명판을 설치했으며, 조만간 러시아 정부가 명명을 공식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사할린주에 속한 쿠릴열도는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와 일본 홋카이도 사이 56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일본은 이 중 남단 4개 섬(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한다.

조르게는 태평양전쟁 전 일본에서 활약한 소련 간첩이다. 독일 신문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독일의 소련 침공 작전 개시일 등 추축국의 중대 정보를 입수해 소련에 넘겼다. 1941년 일본에 체포된 그는 3년 뒤인 1944년 처형당했다.

러시아는 쿠릴열도의 무인도에 소련·러시아 인물의 이름을 딴 명칭을 붙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하보마이 인근 무인도에 러시아인 선교사 니콜라이 카사트킨 대주교의 이름을 붙였고, 소쿠릴열도에 있는 또 다른 무인도에도 나치 독일과 싸운 군인 이반 루브렌코의 이름을 딴 명칭을 붙일 예정이다.

지부는 명명 작업을 두고 "러시아 극동 국경의 불가침성을 법적으로 확보하고, 다음 세대에 자국의 위대한 역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명명 작업은 일본과의 영유권 갈등 지역인 쿠릴영토에 대한 실효 지배를 기정사실로 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