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드론 전장 된 에베레스트"…고지대 물자 운송시장 격돌

中DJI 시장 선점…美프리플라이, 정부지원 업고 추격

에베레스트.<자료사진>.ⓒ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중 양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를 넘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48.86m)에서 산업용 드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드론 제조업체 프리플라이 시스템즈의 산업용 드론을 에베레스트 물자 수송에 투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세르지오 고르 주인도 미국 대사는 지난 5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방문해 프리플라이의 산업용 드론을 직접 소개하며 "세계 최고의 기술은 미국 기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이 주목하는 시장은 드론을 활용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고지대 캠프를 오가며 보급품을 운반하고, 등반객들이 남긴 쓰레기를 수거하는 산업이다.

다만 중국 드론업체 DJI(다장혁신)는 이미 현지에서 보급품 운송과 쓰레기 수거, 지형 측량 등을 수행하며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네팔 드론업체 에어리프트 테크놀로지는 지난해부터 DJI와 협력해 에베레스트에서 대형 드론을 운용해 왔다. 드론은 해발 약 5300m의 베이스캠프에서 6000m에 가까운 상부 캠프까지 물자를 운반하고 있다.

올해 봄부터는 DJI의 산업용 드론 '플라이카트 100'을 본격 투입해 대량의 보급품을 운반했으며, 등반객들이 사용한 산소통과 폐장비, 인분 등을 포함해 약 2.7톤의 쓰레기를 회수했다.

DJI 드론은 현재 에베레스트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지만, 네팔 정부의 운항 허가를 둘러싸고 한때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네팔 내무부는 지난 4월 이미 한 달 전 발급했던 DJI 드론 운항 허가를 일시 취소했다. 이에 등반 시즌을 앞둔 원정업체와 관계자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DJI 드론의 운항을 3개월간 조건부로 다시 허용했다.

당시 네팔 정부는 중국과의 국경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허가받은 구역 밖에서는 촬영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에베레스트는 중국과 네팔 국경에 위치해 있으며, 중국은 최근 네팔에 대한 투자와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반면 미국은 DJI를 중국 군사기업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드론이 수집한 정보가 중국 정부로 넘어갈 수 있다는 보안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DJI는 이러한 주장이 근거 없는 보호무역주의에 불과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편 네팔 드론업체 에어리프트 공동창업자인 밀란 판데이는 프리플라이 드론은 중국 드론보다 운반 능력은 떨어지지만 기체가 가벼워 긴급 구조 상황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미중 양국의 드론 기술이 반드시 경쟁 관계일 필요는 없으며, 대량 물자 수송과 긴급 구조 등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