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세 여아, 실험적 유전자편집 치료 후 사망…연구책임자 조사

상하이교통대 특별조사팀 구성…연구윤리·임상 절차 검증

치우지룽 교수.(TED 영상 캡처)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에서 희귀 유전질환을 앓던 6세 여아가 실험적인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은 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구를 주도한 과학자가 소속 대학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교통대학교 의과대학은 뇌과학센터 소속 신경과학자인 치우지룽 교수가 발표한 논문과 부속 신화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연구에 대해 특별조사팀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상하이교통대 의과대학은 성명을 통해 "연구윤리와 학술 규범을 항상 중시하며 연구윤리와 규정을 위반하는 의료 연구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와 연구윤리 감시 비영리단체 리트랙션 워치가 공동 취재한 보도가 공개된 직후 이뤄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메이라는 이름의 6세 여아는 지난해 3월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돌연변이를 교정하기 위한 실험적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은 뒤, 심각한 면역반응을 일으켰고 결국 치료 일주일 만에 숨졌다.

메이의 부모는 딸의 사망이 치료 과정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치우 교수 연구팀은 희귀질환 아동 치료를 목표로 DNA 염기를 정밀하게 교정하는 '염기편집'(Base Editing) 기술을 임상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신화병원은 지난해 9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지 보건당국으로부터 약 2만4000위안(약 52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추 교수 개인에 대한 공개적인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도 여러 의문을 낳고 있다.

부모 측이 제공한 문서에 따르면 신화병원은 국가 규제당국의 별도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규정을 적용해 임상시험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의 부모는 연구진과 관련 기관 모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 지금에서야 사실을 알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 비용 가운데 약 86만 달러(12억6000만 원)는 피해 아동 부모가 저축과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다.

논문 윤리 의혹도 제기됐다.

사이언스는 올해 초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해당 유전자 치료 관련 동물실험 논문에서 이번 사망 사례가 언급되지 않았으며, 치료를 받은 원숭이에게 간과 신장 이상이 발생한 사실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치우 교수는 "모든 답변은 의과대학 지도부가 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중국의 대표적인 '유전자 스캔들'로 꼽히는 이른바 허젠쿠이 사건과도 비교되고 있다.

과학자 허젠쿠이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의 유전자 교정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그는 이후 불법 의료행위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치우 교수는 당시 허젠쿠이의 실험을 규탄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100여 명의 중국 과학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생명윤리 원칙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