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WTO 개혁안 제출…"만장일치 원칙 완화·개발도상국 재정의"

내년 중간 검토 거쳐 2028년 채택 목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2024.2.5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강화를 위해 협정 체결을 위한 만장일치 원칙을 완화하고 개발도상국의 정의를 재검토하는 등의 개혁 방안을 제출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4~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이사회 협의 전 이번 개혁안을 제출했다. 내년에 실시할 장관급 중간 검토를 거쳐, 2028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의에서 개혁안이 채택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출한 개혁안에는 '복수국간협정'(plurilateral trade agreement) 체결 의향국이 WTO 회원국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반대국이 회원국의 10분의 1을 넘지 않는다면 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복수국간협정은 특정 의제에 관심이 있는 WTO 회원국들이 맺는 협정으로, 이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올해 3월에도 WTO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복수국간협정 채택을 시도했으나 만장일치를 이루지 못해 '잠정적 조치'로만 채택됐다.

현재 체결된 복수국간협정은 정부 조달, 민간 항공기 무역 관련 협정과 디지털 제품 무역 자유화를 골자로 하는 정보기술협정(ITA) 등이 있다.

일본은 자유무역을 왜곡하는 불투명한 보조금을 규제하는 규칙도 제안했다. 이러한 보조금으로는 국영 기업 등에 기간이나 금액의 제한이 없는 채무 보증을 제공하거나, 경영난에 빠진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불공정한 보조금 지급을 WTO에 알리는 '역신고'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개발도상국'의 정의 재검토도 일본이 제출한 개혁안에 들어갔다. WTO는 수출 보조금 지급, 선진국으로 수출 시 우대 관세율 적용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우대 조치를 인정하고 있다. 현재 개발도상국의 명확한 정의는 없으며, 각국이 스스로 개발도상국 지위를 선언할 수 있다.

일본은 세계은행에 의해 고소득국으로 분류되거나, 상위 중소득국으로 분류돼 수출액이 세계 총수출액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될 경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개혁안을 제출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주의 기조, 중국의 과잉 생산과 희토류 수출 규제 등으로 인해 자유무역 촉진을 위한 국제 협력이 정체된 것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