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中 동부 강타 후 약화…200만명 대피·산사태·침수 피해

저장성 위환·원저우 상륙…강풍에 1300여 그루 쓰러지고 산사태 발생
대만·일본·필리핀도 피해…폭우·강풍에 18명 사망, 항공·선박 운항 차질

12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태풍 바비가 몰고 온 폭우와 강풍으로 하천이 범람한 뒤 쓰러진 나무. 2026.07.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올해 중국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태풍 바비(Bavi)가 중국 동부 해안을 휩쓴 뒤 세력이 약화했지만, 강풍과 폭우로 산사태와 침수 피해를 남겼다.

로이터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동부 저장성에서는 12일(현지시간) 긴급 구조대가 굴착기와 전기톱을 동원해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도로 복구 작업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바비 상륙 전 태풍 영향권 주민 약 200만명을 대피시켰다. 특히 중국 경제·기술 중심지인 저장성에서 대규모 대피가 이뤄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바비는 전일(11일) 오후 11시20분께 저장성 위환시에 상륙한 뒤 자정 무렵 원저우시 웨칭 지역에 두 번째로 상륙했다. 당시 중심 최대풍속은 시속 144㎞에 달했다.

웨칭에서는 강풍으로 1300그루 이상의 나무가 쓰러졌고, 이 가운데 700그루 이상은 뿌리째 뽑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 타이어 절반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12일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한 주민이 태풍 바비가 몰고 온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전동 스쿠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2026.07.12 ⓒ 로이터=뉴스1

저장성 산악 지역에서는 산사태로 거대한 바위가 도로로 굴러 내려왔고, 불어난 하천 물이 주변 지역을 잠기게 했다.

바비는 12일 오전 강한 열대 폭풍으로 약화했지만, 중국 기상 당국은 태풍 규모가 커 동부와 북부 지역에 장기간 폭우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장성에서는 학교와 업무, 교통 운행이 중단됐고 400편 이상의 항공편도 취소됐다.

대만·일본·필리핀도 피해

바비는 중국 상륙 전 대만 북부와 일본 남서부 지역을 통과하며 피해를 남겼다.

대만에서는 1만4000명 이상이 대피했고, 북부 먀오리현 일부 지역에는 약 80㎝의 폭우가 쏟아졌다. 대만 소방당국은 134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며, 항공편 199편이 취소됐다.

태풍 바비가 대만 북동부 해상을 지나던 11일, 대만 지룽에서 보행자들이 강한 바람과 비를 맞으며 우산을 쓰고 도로를 건너고 있다. 2026.07.11 ⓒ AFP=뉴스1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수천 가구와 시설이 정전 피해를 보았고, 필리핀에서는 폭우와 산사태로 18명이 숨지고 약 1만1000명이 대피했다.

중국에서는 바비 이전에도 폭우 피해가 이어졌다. 최근 일주일간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폭풍으로 최소 39명이 숨졌고, 하천 범람과 저수지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이 태풍의 강도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따뜻해진 바다는 태풍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폭우를 강화할 수 있으며, 올해 엘니뇨 현상까지 겹치면서 극단적 기상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