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인력부족에…상반기 日기업 도산, 13년 만에 최고치

부채 9000만 이상 도산 기업 5346곳, 전년比 7% 늘어
부채 총액 6% 증가한 6.8조…중소·영세기업 90% 이상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올해 1~6월 일본의 기업 도산 건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으로 임금 인상 압력이 강해지자 버티지 못한 영세 기업을 중심으로 폐업이 잇따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상공리서치는 2026년 1~6월 부채 규모 1000만 엔(약 9260만 원) 이상의 도산 기업 건수가 53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부채 총액은 7340억 엔(약 6조 8000억 원)으로 6% 늘었다.

종업원 10명 미만 기업(4844건)이 전체의 약 90.6%로 중소·영세기업이 특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도산의 주요 원인 중 '물가 상승'은 439건으로 28%, '인력 부족'은 237건으로 38% 각각 증가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 수준이었다.

원래부터 경영이 어려웠던 기업이 엔저와 중동 정세의 영향에 따른 원자재·연료 가격 상승이라는 추가타를 맞은 모습이다. 임금 인상에 대응하지 못해 인력이 유출된 기업도 눈에 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1819건으로 7% 증가해 최근 30년간 최다를 기록했는데, 특히 요식업이 509건으로 5% 늘었다.

소비자 이탈 염려로 원자재·연료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가에 전가하기를 주저하는 기업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자카야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식이 크게 줄면서 줄곧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 1026건으로 6% 증가해 12년 만에 1000건을 넘어섰다. 건축 자재 가격 급등과 인력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외에 경영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후계자가 없어 도산한 기업 수도 15% 늘어난 264건으로 집계됐다. '후계자 부재' 항목에 대한 집계를 시작한 뒤 13년 만에 최대치다. 90% 이상은 대표자의 사망과 건강 악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일본 국내 은행의 대출 금리는 기존 대출 계약을 포함해 평균 1.359%로 전년 동월 1.073%에서 상승했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의 시노즈카 사토루 정보총괄부 과장은 "매입 가격 상승이 극심해 가격 전가가 따르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며 주로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 도산 건수도 전년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