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하멘·실리콘칼라' 신기한 NYT…"계급재편급 K반도체 열풍"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폭발적 성장…사회 전반에 신드롬 수준 영향"
"수억대 성과급에 부동산·입시지도까지 바꾼 '반도체 마니아' 현상"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촉발한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한국의 경제·문화·언어뿐 아니라 사회 계급도까지 재편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반도체 수요 급증이 한국 증시를 견인해 코스피 지수가 지난 1년간 두 배 이상 상승했고, 한때 휴대폰과 자동차에 가려져 있던 반도체가 한국의 가장 가치 있는 수출품이자 유망한 미래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런 산업적 성공은 '실리콘 칼라'라는 새로운 사회 계층을 탄생시켰다고 NYT는 전했다. 과거 육체노동자를 뜻하는 '블루칼라', 사무직을 뜻하는 '화이트칼라'에 이어 반도체 기업 종사자를 지칭하는 이들이 새로운 상류층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기업의 위상은 이제 명품 브랜드를 뛰어넘는 상징이 됐다. NYT는 한 코미디 프로그램(SNL 코리아)의 장면을 인용하며, 고급 의류 매장에서 무시당하던 남성이 SK하이닉스 로고가 박힌 조끼를 보여주자 직원들의 태도가 돌변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이 조끼가 부와 성공을 과시하는 최고의 '패션 아이템'으로 통하게 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전통적인 공식도 깨졌다. 지하철역 인근을 최고 입지로 치던 '역세권'의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통근버스가 정차하는 '셔틀권' 아파트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거액의 보너스를 받은 반도체 직원들이 이 지역의 주택 매수를 주도하며 부동산 지도를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한국의 치열한 입시 시장에서 나타났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목표를 나타내던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라는 말 앞에 '하'(하이닉스)가 붙은 '하의치한약수'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과거 기피 대상이었던 공대의 위상이 의대를 넘볼 정도로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NYT는 '삼전닉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말)나 '삼멘·하멘'(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주문)과 같은 용어들이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2026년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정의하는 핵심 키워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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