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돌볼게요" 데려가 잔혹 고문…반려동물 학대범에 中시위사태

구조된 강아지 입양 후 이빨 뽑고 꼬리 잘라…반려인구 분노 확산
경찰 소극대응에 범인 자택 앞 항의시위…치안처벌법으로 행정구류

경찰이 충칭 동물학대범 처벌을 주장하는 시위대를 제지하고 있다. (명보 갈무리)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에서 동물애호가로 위장해 강아지와 고양이를 입양한 후 잔혹하게 학대한 중국인 남성이 적발됐다. 사건 직후 이례적으로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당국이 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11일 중국 광명망 및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최근 동물 구조 자원봉사자는 충칭에 거주하는 39세 남성 리 씨가 강아지를 입양한 후 학대해 유기했다고 폭로했다.

폭로에 따르면 이달 초 리 씨는 동물 구조자로부터 갓 태어난 강아지를 입양해 학대한 후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다 버렸다. 이로 인해 구조자가 슬픔에 빠져 한때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해당 사건으로 동물애호가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에 자원봉사자, 동물애호가 등이 리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직접 찾아가 학대 정황이 있는 강아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병원 확인 결과 강아지는 이빨이 뽑히고 꼬리가 잘렸으며 여러 곳이 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등을 통해 폭로된 리 씨의 만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와 그의 아내는 오랫동안 동물애호가로 위장해 반려동물 입양 단체나 구조자들로부터 고양이와 개를 입양했다.

이후 이들을 장시간 구타하거나 고문했고 이렇게 사망한 동물 시신을 유기하기도 했다.

특히 동물 구조자들이 경찰에 이를 신고했음에도 경찰이 이를 '민사 사건'으로 규정하고 양측이 합의할 것을 요구하는 등 당국의 소극적 태도도 논란이 됐다.

이같은 소식이 확산하자 수백명의 동물애호가 등이 리 씨 아파트 밖에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과 동물보호법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이에 충칭시 공안국이 고층에서 물건을 던지고 공공 재물을 훼손한 혐의로 리 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시위는 계속됐다.

이후에도 시위대는 수백명 규모로 늘었고 자원봉사자들은 동물학대 금지 포스터를 배포하고 시위대에 무료 도시락 등을 배포하기도 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했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이 폭력으로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관련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SNS) 등에 모두 검열된 상태라고 명보는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충칭시 공안당국은 리 씨를 치안관리처벌법에 따라 행정 구류했다고 밝혔다.

명보는 "중국은 현재 동물학대 행위와 관련한 법률이 없다"며 "동물학대 사례는 '공공질서를 혼란스럽게 한다' 또는 '고의로 재물을 훼손했다'는 명목으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처벌 수위는 비교적 가볍다"고 전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