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김정은에 "아시아는 지역국가 안식처"…한반도 주도권 의지

한·미·러 이어 방북…북러 밀착 견제하고 북미 중재자 가능성
'하나의 중국' 지지한 北, 中과 日 재군사화 공동 대응도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8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신화통신 갈무리)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개월 만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한과 외교·법 집행·군대 등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지역 평화와 발전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외교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북미 대화 중재자로 나서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있다.

8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북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7년 만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라고 언급하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선언한 직후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화통신 보도에 한반도를 뜻하는 '반도(半島)'라는 단어는 구체적으로 없으나 양국 정상이 '지역의 평화'라는 언급을 한 점을 보면 한반도 문제는 물론이고 북핵 문제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됐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시 주석은 국제 정세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중 전통 우호를 중시할 것이라며 "양국 사회주의 사업과 지역 평화, 발전의 더욱 밝은 전망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이번 회담을 통해 동북아시아 외교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북중 관계 발전에 대한 4가지 의견을 제시하면서 "아시아 지역은 북한, 중국 등 지역 국가들의 안식처"라며 "중국과 북한은 전략적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자의 주권, 발전,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초 이후 한국, 미국, 러시아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핵심 당사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영향력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김정은 총비서도 북중 관계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으로 삼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밀착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 총비서는 이날 회담에서 "변함없이 북중 관계의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으로 삼고 북중 관계를 국가 관계의 모범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양국은 '시대에 걸친 우호', '공동의 투쟁 목표' 등을 함께한 과거를 거론하며 일본의 '신형 군국주의' 움직임에 함께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북한이 피로 맺은 전통적 우정은 양국 국민의 소중한 공동 자산"이라며 "북한과 함께 북한 자원군 열사 기념 시설을 관리하고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김 총비서도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이 "오랜 시련을 겪으며 항상 정의의 역사적 올바른 편에 서 있는 북중 관계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역사적 올바른 편'이라는 표현은 중국이 일본을 겨냥할 때 주로 쓰는 용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후 '대만 인식'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간 긴장이 고조된 상태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김 총비서가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입장을 표명한 것도 이 연장선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정상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국빈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김 총비서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