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후 2번째"…시진핑 방북, 북중관계 완전회복 선언

7년만의 방북이자 9개월만의 재회…SCMP "북중 유대 과시"
북러 밀착 등에 수교 75주년 '냉각기' 거쳐…지난해 9월 전환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한동안 냉각기를 가졌던 중국과 북한이 9개월만에 성사 예정인 정상회담을 계기로 밀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당 대(對) 당 관계를 담당하는 대외연락부는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선 노동당 총서기이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요청에 따라 시진핑 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중국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 총비서가 방중한 데 따른 답방 차원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7년 만이자, 김정은 집권 이후 2번째다. 올해 첫 해외 방문이기도 하다.

외교가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성사된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동안 소원했던 북중 관계가 다시 재밀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북중은 코로나19 이후 국경 폐쇄 등을 겪으면서 항공편, 철도 노선 운항을 중단했는데, 이로 인해 북중 간 교류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서방 국가나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선 북한이 이 시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계기로 러시아와 밀착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반대로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강조하거나 북한에 대한 전적인 두둔 입장을 취하지 않느 데 대해 불만이 쌓이며 양국 관계는 소원해졌다.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은 지난 2024년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총서기가 '북중(중조) 우호의 해'를 선언했으나, 소원해진 관계를 되돌리기엔 부족했다.

같은 해 4월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북한을 친선 방문해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고 북중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고위급 소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같은 해 6월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 행사를 북중 양국에서 각각 개최했으나 참석 인사들의 규모와 급이 예년 대비 낮아지면서 불편한 북중 관계를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어 같은 해 10월 수교 75주년을 맞이할 때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축전만 교환하고 이를 기념하는 별도의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다.

결국 북중이 우호의 해를 선언한 같은 해, 우호의 해 개막식은 열렸으나 폐막식은 없이 한 해가 마무리됐다.

양국은 지난해에 들어서야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을 계기로 제대로 된 전환점을 맞았다. 항일전선을 확대하고자 하는 중국은 당시 행사에 김정은 총비서를 초청했고, 김 총비서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중국을 다시 방문했다.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총비서와 함께 톈안먼(천안문) 망루에 올라 미국 중심의 서방에 맞서는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초청으로 오는 8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한다. 시 주석이 북한을 찾는 건 지난 2019년 6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김 총비서의 방중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개선됐다. 우선 주중 북한대사관은 김 총비서 방중 직후인 지난해 9월 9일 2년 만에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 리셉션'을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는 장칭웨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직후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올 들어서도 여러 분야에서 교류를 재개하며 본격적 관계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 3월 12일 중국 베이징과 북한 평양을 잇는 국제여객 열차의 운항을 6년 만에 재개했다.

이어 중국국제항공은 지난 3월 30일 6년 만에 베이징~평양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양국 간 하늘길과 철로가 모두 복원된 직후인 지난 4월 9~10일엔 왕이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 외무상과 김정은 총비서를 모두 만났다.

연초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안방으로 부른 시진핑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북중 관광 재개, 두만강 출해권, 경제 협력 확대 등과 같은 양국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만큼, 북미 대화를 중재할 가능성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과 관련해 "관계를 재건하고 있는 양국이 강력한 유대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화권 매체 연합조보는 "중국이 미러 정상의 방중 이후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서 핵심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주변국에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