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 대도시 갔던 中청년들 돌아온다…'디지털 혁명' 적중
화웨이, 남서부 구이저우에서 '디지털 농촌' 발전 논의 '테크 케어' 개최
세계 최대 대교 절벽에 기지국 설치…인근 주민 일자리 창출 효과 톡톡
- 정은지 특파원
(구이저우성 안순=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예전엔 윈난, 저장 등 다른 지역에서 요리사로 일 했어요. 그러다 고향에 '세계 최고 다리'가 건설되면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됐어요. 예전엔 제가 626m 높이의 이 다리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영상을 SNS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죠."
화웨이가 기술 자립을 선언하며 반도체 산업 발전의 새로운 모델인 '타우(τ·중국명 타오(韬))의 법칙'을 공개한 지난 5월 말. 이즈음인 지난달 29일 화웨이는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 언론인 수십명을 중국 첨단 기술의 최전선인 광둥성이나 경제 도시인 상하이가 아닌 남서부 구이저우로 초청해 '물리와 통신, 스마트 구이저우로의 연결을 돕는다'를 주제로 디지털 인프라가 농촌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하는 '테크 케어(TECH Cares) 디지털 구이저우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
지난 1분기 기준 구이저우성의 경제총생산(GDP)은 5867억4300만 위안으로 중국 31개성(省) 중 21위에 그친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평원이 없는 성인 구이저우는 산지와 구릉의 면적이 전체의 92.5%에 달하는 곳이다. 복잡한 지형 탓에 도시와 도시를 잇는 교통은 물론이고 통신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도전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던 지난해 9월 구이저우첸시난주와 안순시의 경계에는 세계 최대 높이인 625m에 지어진 '지구의 균열'로 불리는 화장(花江)협곡대교가 마침내 완공했다. 화장협곡대교는 총 길이 2890m, 교량 주탑 간 거리 1380m 달한다.
특히 화장협곡대교는 개통하자마자 황궈수(황과수)폭포, 마링허(마령하)협곡, 톈룽툰바오 등과 함께 구이저우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화웨이와 차이나모바일(중국이동)은 복잡한 산악지대인 이 곳에 4G, 5G 기지국 각 4개와 39개를 개통했다. 회사 측은 높은 산과 가파른 협곡 지형으로 인해 시공 과정에서 위험 요소가 많고, 설비의 운송과 설치 난이도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판총 차이나모바일 구이저우유한공사 엔지니어는 "구이저우는 절벽과 협곡 등 지형이 복잡해 전통적 시공 방식으로는 통신 인프라 시설을 설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3차원 입체 측량, 드론 크레인 등의 방식을 적용해 협곡대교 인근에 광대역 커버리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구이저우 교통투자집단 관계자도 "기지국을 건설해야 하는 곳은 절벽 가장자리에 있기 때문에 작업 공간이 매우 제한적이고 바람이 강하다"며 "만약 기지국 설치 장소를 제대로 선택하지 않으면 전체 대교의 신호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데, 화웨이의 장비 배치 최적화 기술 지원으로 높은 기준에 부합하는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디지털 농촌'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 중국(2015~2025)' 전략을 수립해 디지털 기술을 통한 민생, 문화, 경제, 생태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전 국민의 보편적 공유를 실현해 국가 현대화 건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차이나모바일은 현재까지 구이저우에 약 20만 개의 기지국을 건설했고 그 중 5G 기지국은 7만 개를 넘는다. 이를 통해 전체 성 행정 구역 내 100%의 커버리지를 실현했다.
대도시에 버금가는 통신 환경은 이곳을 떠난 젊은이들을 다시 고향에 정착시키는 역할을 했다.
대협곡이 건설된 인근 마을인 샤오화장(小花江)촌에서 나고 자란 린궈취안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1990년생인 그는 소수민족인 부이족으로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린 씨는 625미터 높이의 대협곡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진행하면서 "통신 신호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마을의 도로 등과 같은 기초 인프라 시설이 많이 개선됐다"며 "이 곳에서 직접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바로 업로드 할 수 있고 고화질의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빠른 통신 환경 덕분에 민박 시설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지면서 많은 민박이 새로 들어섰다며 "민박의 매출과 관광객 수용 규모는 이전 대비 3~4배 가량 증가했고, 이로 인해 이 곳에서 외지로 일하러 나갔던 젊은이들도 고향으로 돌아와 발전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이저우성 안순시에 있는 톈룽툰바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서남 지역을 통치하기 위해 설치한 군사 주둔지이던 톈룽툰바오는 600년 역사를 지닌 '명나라 생활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평가받는다.
이 곳 역시 밀집된 석조 건물, 좁은 거리 등의 영향으로 통신 상태가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다 약 2020년쯤 화웨이와 차이나모바일은 4G·5G·5G-A 기지국 총 18개를 설치해 오래된 마을의 네트워크를 책임지고 있다.
인터넷 환경이 개선되자 주민들의 생활 역시 변화했다. 현지 농민들은 라이브 커머스 등을 통해 고추 등 지역 농산물의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고,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의 소득도 9%나 늘었다.
이 지역의 전통 가면극인 지시(地戏)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송출돼 관련 콘텐츠 누적 시청자 수가 10만회를 넘었다.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올 들어 1~4월까지 톈룽툰바오의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증가했다.
이 곳에서 '지시' 공연을 하는 주민은 "과거 대비 수입이 2배 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외지로 나가 일을 하다 이 곳에 다시 정착한 30대 여성은 하루에 8~9시간 가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며 "외지에서 벌던 매출과 이 곳이 비슷하다면 외지에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지시' 문화 계승자인 정루훙 안순관광그룹 부주임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 지역의 전통 공연인 '지시'가 전국 관객들에게 알려지면서 외지로 갔던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이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며 "이로 인해 무형 문화유산이 더 잘 계승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우젠궈 화웨이 중국전략 및 업무발전부 브랜드 및 지속가능성발전팀 팀장은 "물리적으로 건설된 대교는 공간 간 거리를 단축하고 이 곳의 디지털 연결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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