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CIA' 7월 출범…국가정보회의 설치법 참의원 통과(종합)
총리가 국가정보회의 의장 맡아…내각관방에 국가정보국도 신설
'스파이방지법' 논의도 본격화…다카이치 "국민에 정중히 설명"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정부의 정보 수집·분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정보회의 설치 법안이 27일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올 7월 국가정보회의 사무국 격인 국가정보국을 신설하고, 이른바 '스파이방지법'과 독립적 대외 정보기관 창설 논의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참의원은 이날 본회의 열어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등의 찬성 다수로 국가정보회의 설치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국가정보회의는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각료급 회의체다. 이 회의체는 경찰청과 외무성, 방위성, 공안조사청 등 기존 정보 조직 간의 칸막이를 낮추고 정부 전체의 정보 수집·분석 기능을 한데 모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가정보회의 사무국으로는 내각관방에 국가정보국이 설치된다. 이는 내각정보조사실을 사실상 격상하는 조직으로서 각 부처에 정보·자료를 요구해 이를 집약·분석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국가정보국이 관계 기관의 정보활동에 대한 기획·입안과 종합조정 사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의 국가정보원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처럼 정보 기능을 일원적으로 총괄하는 기관을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설되는 국가정보국은 일본 내각의 정보 사령탑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일본판 CIA'로도 불린다.
일본 정부는 국가정보국을 이르면 7월 출범시킬 전망이다. 내각정보조사실이 각 부처 파견 인력을 포함해 약 700명 체제로 운영돼 온 만큼, 국가정보국도 우선 비슷한 규모로 출범한 뒤 기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집권 과정에서 이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국가정보회의 설치를 정보 개혁의 "첫걸음"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가정보회의 설치에 "일본이 직면한 어려운 과제에 정확히 대응하기 위한 정보 기반 정비"라며 대외정보 기능 강화를 포함한 정보 개혁의 출발점이란 인식을 보여 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해당 법안 성립을 계기로 외국 세력의 첩보 활동 등을 단속하는 스파이 방지 관련법과 독립 정보기관인 '대외정보청'(가칭) 창설 논의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야당은 "정보기관 권한 강화가 국민 감시 확대와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참의원 내각위원회의 법안 심의에서도 야당은 "정보 수집 활동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나 사생활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궁했다.
입헌민주당은 "정부안만으론 권리 침해 방지와 민주적 통제가 충분하지 않다"며 국민의 기본적 인권 침해 여부와 정보활동의 정치적 중립성을 검증하는 독립 기관 설치, 정부가 국가정보회의 활동 상황을 최소 연 1회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반대 다수로 부결됐다.
대신 여야는 전날 열린 참의원 내각위에서 △사생활 등이 불필요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충분히 배려하고, △총리나 관방장관 등이 소관 사무와 무관한 정보 수집을 요구하지 않으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부대결의를 채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법안 외에도 검토를 진행해야 할 정보 정책이 있다"며 "국민에게 정중히 설명해 가겠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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