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편의점의 아버지' 스즈키 도시후미 前 세븐일레븐 회장 별세
미국서 편의점 들여와 '일본식 유통 모델' 혁신
POS·공동배송·ATM으로 세계 최대 체인 성장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에서 시작한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일본식 유통 모델로 재편해 세계 최대 편의점 체인으로 키운 스즈키 도시후미 세븐&아이홀딩스 명예고문(전 세븐일레븐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세븐&아이홀딩스는 스즈키 고문이 지난 18일 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25일 밝혔다. 고인의 장례는 유족 뜻에 따라 가까운 친족만 참석한 채 치렀다고 한다. 고인에 대한 별도의 추모 행사는 추후 열릴 예정이다.
1932년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주오대 경제학부 졸업 뒤 출판 도매업체 도쿄출판판매(현재 도한(ト ハン))에 입사했다. 1963년 쇼핑몰업체 이토요카도로 옮긴 그는 1973년 미국 사우스랜드사와 세븐일레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일본 내 편의점 사업을 주도했다.
세븐일레븐 일본 1호점은 1974년 5월 도쿄 고토구 도요스에 문을 열었다. 당시 일본은 대형 슈퍼마켓이 성장하던 시기여서 소형 점포인 미국식 편의점 도입에 대한 반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스즈키는 소규모 소매점도 경영을 근대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면 대형 점포와 공존할 수 있다고 보고 편의점 사업에 집중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스즈키가 이끈 세븐일레븐재팬은 물류와 데이터 경영을 앞세워 일본의 편의점 모델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븐일레븐재팬은 1976년 벤더 집약화와 공동 배송을 시작했고, 1982년엔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을 도입해 1983년 전 점포로 확대했다.
일본 발명협회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재팬은 POS 데이터를 단순 계산 관리가 아니라 상품별 수요 분석과 발주 개선에 활용했고, 이는 일본식 편의점 운영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로이터통신도 그를 "일본식 편의점의 아버지"라고 칭하며 "데이터 기반 재고관리와 즉석식품 중심의 빠른 상품 회전으로 일본 소매업을 바꿨다"고 소개했다.
특히 공공요금 수납 대행, 신선식품·즉석식품 강화, 전용 물류망·공장 운영 등 세븐일레븐을 통한 스즈키의 경영 실험은 일본 내 편의점의 역할을 생활 인프라로까지 확장했다.
1978년 세븐일레븐재팬 사장에 오른 스즈키는 1991년엔 경영난을 겪던 사우스랜드사 경영에 참여했다. 2001년엔 이토요카도와 공동 출자로 아이와이뱅크은행(현 세븐은행)을 설립하고, 편의점 ATM망을 본격화했다. 스즈키는 2005년엔 세븐&아이홀딩스 설립과 함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세븐&아이홀딩스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미국과 아시아·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현재 20개 국가·지역에서 8만 개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선 1989년 국내 첫 편의점으로 문을 열었다.
스즈키는 2016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에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대와 소비자의 변화에 맞춰 대응하면 반드시 사업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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