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뛰어넘는 반도체 신기술 발표…“2031년 1.4나노 칩 생산”
EUV 장비 없이도 5나노 이하 칩 생산 가능 시사
2028년 1.4나노 생산 목표인 TSMC에 불과 3년 뒤처져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 통신·IT 대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 걸리지 않고도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제조 방식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화웨이는 이 기술을 통해 2031년까지 차세대 1.4나노미터(1.4nm) 칩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화웨이 반도체 부문 책임자인 허팅보(何庭波)는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회로시스템학회(ISCAS) 발표에서 “우리 회사는 2031년까지 1.4나노 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선두 주자인 대만 TSMC는 같은 목표를 2028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는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서왔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화웨이는 이를 부인해 왔다. 2019년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의 제재로 화웨이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비롯한 핵심 부품과 기술 접근이 차단됐다.
첨단 칩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학습·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이자 민감한 분야다. 수십 년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칩의 연산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왔다. 화웨이의 이번 발표는 기존에 필수로 여겨졌던 EUV 장비 없이도 5나노 이하 칩을 양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음을 시사한다.
허팅보는 “지난 6년 동안 ‘어떻게 살아남아 다시 정상에 올랐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새로운 기술은 반도체 제조 개념의 전환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가 제시한 ‘무어의 법칙’을 언급하며, 칩 내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여 성능을 개선하는 기존 방식 대신, 칩 내부 요소 간 통신 시간을 최적화하는 새로운 원리를 제안했다. 이를 그는 “타우 스케일링 법칙(Tau Scaling Law)” 또는 “허의 법칙(Her’s Law)”이라 명명했다.
허 책임자는 “미국 제재로 인해 이런 도전이 더 빨리, 더 어렵게 다가왔다”며 “우리의 해결책은 실현 가능하고 비용도 감당할 수 있다. 새 칩의 성능은 다른 경로로 만든 칩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올가을 출시 예정인 차세대 ‘기린(Kirin)’ 칩이 처음으로 ‘로직폴딩(LogicFolding)’이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전면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타우 스케일링 법칙에 기반한 설계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타우 스케일링 법칙은 화웨이가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려는 야심을 보여준다”며 “오늘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않았더라도 화웨이의 의도는 분명하다. 이런 행보는 미국의 우려를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