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중재 나선 파키스탄 부총리 방중…"화해 권고 노력"

전문가 "파키스탄 중재는 생존 본능…전환점 마련 기대감"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튀르키예·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의 외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6.3.29 ⓒ AFP=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고 있는 파키스탄 부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한 중재 방안을 논의한다.

3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날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다르 부총리의 중국 방문은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여 만이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외교부장이 이란 정세 등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전략적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평화와 정의의 목소리를 내며 화해를 권고하고 전쟁을 멈추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르 장관은 지난 29~30일 이슬라마바드서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에, 이집트 외무장관과 함께 지역 긴장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파키스탄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자 적극적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도 통화한 바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이란의 모든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 △주요 핵 시설 해체 △미사일 역량 제한 △역내 대리 세력 지원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15개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부분 이란이 전쟁 전에도 거부했던 내용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 인정을 골자로 하는 5가지 항목의 역제안을 제시했다. 한 이란 관리는 미국의 요구가 "일방적이고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황원쑹 쓰촨대 중국남아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에 기고한 글에서 "파키스탄의 중재는 단순한 이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생존 본능에 따른 것"이라며 "이란이 완전히 붕괴하거나 장기적 내전에 빠진다면 파키스탄은 감당할 수 없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파키스탄의 중재 외교는 미국과 이란 간 뿌리 깊은 적대감을 끝낼 수는 없겠지만 체면을 유지하면서도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 대표가 조만간 이슬라마바드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지상군 투입 계획이 여전히 휴전 협상에 있어 변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