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개막…지도부 연쇄 낙마에 슬림해진 주석단

삼엄한 경비 속 8일 일정 막 올라…장유샤 부주석 등 사라져
5일엔 '하이라이트' 경제 성장률 발표 등 정부공작보고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개막일인 4일 인민대회당 주변에 삼엄한 경비가 유지되고 있다.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유효한 신분증을 꺼내 주세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정협 전국위원회 회의를 시작으로 정식 개막해 8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양회 개막을 알리듯 베이징 도심 곳곳에선 삼엄한 경비가 이어졌다.

인민대회당이 위치한 장안대가로 들어가는 길목부터 형광색 옷을 입은 경찰과 특경(特境) 차량이 수십m 거리를 유지한 채 철통 경비에 나선 모습이었다.

인민대회당에서 수백m가 떨어진 곳부터는 사전에 등록된 차량 이외에는 차량 출입이 불가했고 수차례의 양회 출입증 검사를 거친 후에야 겨우 인민대회당 정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보안 요원의 옷에는 '대형활동'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는데, 최대 정치 행사 개최에 맞춰 보안을 중시하는 당국의 의지가 읽혔다.

회의장에 입장하기 위해선 보조배터리 또는 1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보관함에 맡겨야 했고 물과 같은 액체류 반입도 전면 금지됐다.

최근 수일간 베이징에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진 만큼 양회를 맞이한 '양회 블루'를 기대했지만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눈이 내리면서 맑은 날씨는 볼 수 없었다.

정협 개막이 다가오자 288명의 정협 위원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정복을 입은 사람 이외에도 소수민족 전통 의상이나 법복과 같은 종교인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오후 3시가 되자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최고 지도부가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입장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개막일인 4일 열린 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중국 지도부. 시진핑 주석이 앉아있는 주석단에는 시진핑 주석과 왕후닝 정협 주석(대표 발언 중)를 제외한 19명의 정치국 위원이 앉아있다.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눈길을 끄는 것은 시 주석이 앉은 주석단 의자가 시 주석의 왼쪽으로 10개, 오른쪽으로 9개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왕후닝 정협 주석이 정협 지도부와 가장 앞줄에 앉는 점을 감안하면 지도부라 할 수 있는 정치국위원 중 21명만 양회에 참석한 것이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부패 혐의로 연이어 낙마한 것과 연관이 있다. 허웨이둥 중국 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지난해 3월 양회에 참석한 이후 공식 행사에서 자취를 감추며 실각설이 돌다 같은해 10월 당적과 군적 모두 박탈됐다. 이어 지난 1월엔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낙마했다.

이런 가운데 마싱루이 전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서기마저 불참하며 제기되고 있는 실각설에 힘을 실었다.

정협 개막식에서 만난 한 외신 기자는 소지한 카메라로 지도부 개개인의 사진과 명패를 촬영하며 단출해진 지도부 규모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었다.

왕후닝 정협 주석은 "지난해는 중국식 현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해로 복잡한 국제 정세와 어렵고 무거운 국내 개혁 발전 안정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어려움에 맞서고 힘차게 싸우며 연간 경제 사회 발전의 주요 목표를 순조롭게 완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15차 5개년 계획'이 시작하는 해로 계획 시행을 중심으로 한 의정 건의를 통해 고품질의 직무 수행 성과로 당과 국가의 중심 과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개최되는 4일 인민대회당에서 바라본 천안문(톈안먼) 광장.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오는 11일까지 개최되는 회의 기간 정협 위원들은 이날 업무보고 청취·심의와 함께 작년 10월 20기 4중전회에서 통과한 제15차 5개년 계획 초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한편 양회 개막 이튿날인 5일에는 전인대 개막과 함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리창 총리의 정부공작보고가 열린다. 이 때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연간 경제 정책 추진 방향, 국방 예산 등을 공개한다.

이어 6일부터 8일까지는 경제·민생·외교 분야 장관의 기자회견이 열린다.

특히 8일 개최 예정인 왕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선 어떤 대미 메시지를 발신할지 관심이 쏠린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