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 안보 전략 전환 우려…중일 관계 악화 장기화 수순
日 참의원 선거 후 "구조적 문제 고민해아" 이례적 불만 표현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함에 따라 향후 중일 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헌법 개정을 시도하고 대만과 관련한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 만큼 단기간 내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외교가에 따르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중의원 선거가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후 첫 번째 정례브리핑인 지난 9일 "일본 선거는 국내 문제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반영된 일부 심층적 구조적 문제와 생각, 동향, 추세는 일본 각계의 식견 있는 인사들과 국제 사회가 깊이 고민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린젠 대변인은 '과거의 교훈을 눈앞에서 배워야 한다'는 뜻의 성어를 인용해 "일본 집권당이 국제 사회의 우려를 직시하고 무시하지 않으며 평화 발전의 길을 걷기를 촉구하며 군국주의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단독으로 개헌선(정수 465석 중 310석)을 넘는 316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향후 중일 관계 개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통상 중국 외교부는 다른 국가의 선거나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타국의 내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며 직접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았었다. 이를 감안하면 다카이치 정부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다카이치 정부에 우려하는 부분은 3대 안보문서 개정, 헌법 개정, 핵 보유 야망 등 주로 안보 전략의 전환이다. 특히 일본의 향후 안보 전략 구상이 최근 중일 관계 악화 도화선이 됐던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발의 연장선상에서 보고 있다.
중국 국방부가 운영하는 SNS 계정인 중국군호는 일본 총선 승리 후 게재한 글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담한 승리 결과는 일본 극우 세력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평화 헌법 수정'에 있어 입법 장애를 실질적으로 제거했다"며 "이는 일본의 국가 안보 전략이 군비 확장, 미사일 배치, 심지어 핵 보유까지도 포함해 근본적으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군호는 "일본 정부가 무력을 남용하는 길에서 맹렬히 질주할 가능성은 매우 높고, 일본의 '군국몽'을 저지할 '법리적 브레이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선거 결과 일본 사회가 우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침략 전쟁 발기자였던 일본이 역사적 죄책감에 대한 기억이 그다지 확고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중일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인 일본 등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중국도 그 여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인식' 관련 발언 철회를 거듭 요구 중이다. 10여년 전 일본과 영유권 분쟁 당시보다 힘을 키웠다는 자신감의 표시이기도 하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인식 발언 이후 중일 간 정부 차원의 교류도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한중일 정상회의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중일 관계 개선은 상당 부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중일 관계에 정통한 한 인사는 "최근 중일 간 갈등은 구조적 문제에 따른 것"이라며 "단기간 내 해결될 수 없다"고 전했다.
진찬룽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일본은 방위 정책의 우경화를 촉진하려 할 것이며 이와 반대로 중국은 일본이 기존의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실적 추론에 근거해 중일 관계는 장기적 '냉전 대치' 상태에 들어갈 것이며 이 같은 대치 상황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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