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다카이치 정권 등장에…"中, 강경-유화 딜레마"
블룸버그통신 사설…"체면 살리는 출구 찾아야 할지 고심"
아베 선거 압승 당시 중일관계 천천히 회복한 전례 있어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지난 8일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일관계를 놓고 어려운 선택지 앞에 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설에서 중국 지도부가 일본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지속할지, 아니면 갈등을 해소할 '체면을 살리는 출구'를 찾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후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지도자인 다카이치 총리와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냉각기를 유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선거에서 압승한 이상 중국이 문제삼는 '대만 유사시' 발언을 철회하는 건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에 "다카이치 내각의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고려했을 때 중국은 결국 일본과 다시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미 다카이치 총리는 한층 대담해졌다. 선거 당일인 8일 압승이 확실시되자 후지TV의 '라이브 선거 선데이'에 출연해 야스쿠니 신사를 언제 참배하겠냐는 질문을 받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날 기자회견에서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빨리 헌법 개정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끈질기게 노력할 각오"라고 발언했다. 자민당이 단독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 데 따른 자신감이 엿보인다.
반면 중국은 아직 물러설 기미가 아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단 한 번의 선거로 중국의 대일 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중국의 관변 전문가들 또한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승리를 바탕으로 중국에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내에선 한층 더 위험해진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은 "우리가 마주할 일본은 훨씬 더 위험할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개헌과 군비 증강, 공격용 무기 확보, 비핵 원칙 변경까지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탄친은 "일본은 대만 문제에서도 훨씬 더 도발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긴장이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2년과 2014년 선거에서 압승한 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로 악화했던 중일관계가 점차 해빙 무드로 돌아선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관계 개선은 아주 느리게 진행됐고 시 주석과 아베 당시 총리는 2014년 말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만났다. 이후 일본의 대중국 투자나 중국인의 일본 관광이 회복되는 데는 몇 년이 걸렸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카이치 정부와 중국의 관계 개선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때 두 정상이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중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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