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中위협, 다카이치 승리 일조했다…자극받은 보수 결집"(종합)

WSJ "美, 中 맞서 강력한 日 필요"…WP "자민당 대승, 美에도 굿뉴스"
CNN "고위험 도박 대성공"…블룸버그 "전후 최강의 리더십 확보"

자민당 총재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8일 총선 출구조사 이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8일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역사적 대승을 거둔 것과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중국의 대일 위협이 오히려 자민당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승리에는 중국의 공도 있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일본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진실을 말한 다카이치 총리를 중국이 벌주려 했지만, 이런 괴롭힘은 대만과 호주에서처럼 또다시 역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노골적인 압박이 일본 유권자들의 반중 감정을 자극해 오히려 강경 노선을 표방한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세를 늘렸다는 것이다.

WSJ은 "다카이치는 자민당 내에서도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파벌 출신"이라며 "그는 국방 지출 증대를 지지하는데, 이는 중국의 방대한 군사 증강을 고려할 때 긴급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8년 10월 14일(현지시간) 일본 사이타마현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 모습. 2018.10.14 ⓒ AFP=뉴스1

이 매체는 "가장 좋은 소식은 자민당의 확고한 다수당 지위가 다카이치에게 권한을 가지고 통치할 여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자유세계는 중국 공산당의 제국주의적 야망에 맞서기 위해 강력하고 자신감 있는 일본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WP는 사설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중국이 실존적 위협이라는 일본 국민의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적었다.

이 매체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정면으로 맞선 뒤 일본인들이 다카이치를 중심으로 결집했다"고 평가했다.

WP는 "다카이치의 승리는 미국에도 좋은 소식으로, 이제 미국은 그녀의 성공을 도울 수 있다"며 국방 지출 확대와 공격용 군사 역량 확대, 살상무기 수출금지 해제 등 다카이치 총리가 추구하는 안보 정책도 소개했다.

이러한 일본의 방위력 증강은 동맹국에 자체적인 안보 부담 확대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에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조기 총선을 발표하는 가운데 이를 방영한 스크린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2026.1.19 ⓒ AFP=뉴스1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하면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110일 만에 던진 '고위험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를 '대승'(landslide)으로 규정하며 다카이치 총리가 젊은 층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선명하고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혔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번 승리를 '고위험 도박의 대성공'이라고 표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내고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드럼을 연주하는 등 대중 친화적 행보가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전후 최강의 리더십'을 확보하며 일본 정치가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번 압승으로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기간 약속했던 대담한 재정 지출과 강경한 외교 노선을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됐다.

BBC방송은 이번 선거를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인기에 기댄 대중성의 승리라고 규정했다. 열정적인 유세와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수사,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젊은 층에 팬덤을 형성한 전략이 자민당을 재결집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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