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정책 아닌 다카이치 인기 돌풍…백지위임 아냐" 경계
주요 언론 '소비세 감세' 공약 일제히 비판…"재원 확보 설명 부족"
산케이는 최우선 과제로 '안보' 제시…"韓·호주 등과 협력 필요"
- 김지완 기자
(도쿄=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단독으로 개헌선(310석)을 넘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자 9일 일본 언론들은 '강한 일본'을 외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선명한 구호가 통했다면서도, 다카이치 총리가 모든 정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경계했다.
자민당은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얻어 단독으로 전체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단일 정당 기록으로는 역대 최다 의석이다. 연립 정당인 일본유신회는 36석을 확보해 자민·유신 연립 여당은 총 352석을 차지했다.
참의원에서 부결한 법안도 재가결할 수 있게 되면서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간판 정책인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비롯해 스파이방지법 제정, 국가정보국 신설 등 주요 안보 정책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서 다카이치 총리가 장기 집권의 정치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이번 선거 전 통합해 창당한 중도개혁연합은 선거 전 172석의 3분의 1 수준인 49석에 그치면서 당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중도우파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와 같은 명확한 구호로 보수층·청년층 지지를 되찾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미·중·러 등 강대국이 '법의 지배'를 경시하는 국제환경에서 일본이 평화와 국제질서 재구축을 주도해야 하며, 이번 압승이 그런 외교를 펼 정치적 자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의 소비세 감세 공약에 대해서는 소비세가 중요한 재원이라며 유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내건 "국론을 반으로 가르는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선거 승리가 "유권자의 백지 위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세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대신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사회 분열만 조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자민당과 유신회가 추진하기로 한 '3대 안보 문서' 개정, 살상무기 수출 규제 철폐, 스파이방지법과 국기손괴죄 제정, 구 군대 계급호칭 부활, 군수공장 일부 국영화 등 전후 80년의 국가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사안들이 즐비하다며 이런 정책에 대해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마이니치신문은 선거 승리가 정책이 아닌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인기투표'로 돌풍을 일으킨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권의 성과가 아직 빈약하고 예산심의로 방침을 설명하기도 전에 선거를 시작했으며, 선거에서도 구체적인 정책 논의가 깊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 또한 이번 선거 승리가 "백지 위임이 돼서는 안 된다"며 다카이치 총리에게 재원이 불분명한 정부 지출 확대 대신 생활의 실질 개선과 재정 건전성의 양립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신문 역시 다카이치 총리가 소비세 감세에 대해 "모호한 전술로 승리를 끌어온 모양새"라며 이번 선거 결과가 백지 위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년 기한의 식료품 소비세 감세는 사회보장 재원에 연 5조 엔 규모의 구멍이 발생하고, 재원 마련 대책이 없는 감세는 재정 악화 우려와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민당에는 "다수의 횡포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겸손하고 세심한 국회 운영이 요구된다"며 감세, 개헌, 중일관계 등 주요 과제에 우선순위를 매겨 중장기 국가 방향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유권자들이 엄중한 국제 정세 등 위기의 시대에 놓인 일본 정치의 키잡이 역할을 다카이치 총리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북한, 중국, 러시아의 위협을 언급하며 다카이치 내각의 최우선 과제로 '안보 강화'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억지력 강화 합의, 호주나 한국 등과의 안보 협력 추진, 방위 산업 육성과 방위비 증액 등을 당부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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