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정권 중의원 압승 전망…日 우경화 주시[최종일의 월드 뷰]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승부수였던 오는 8일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민당(공시 전 198석) 단독으로 과반 의석(정수 465석 중 233석)을 확보할 기세다. 이는 중의원 해산 전 자민당 내부 정세조사 결과와도 궤를 같이한다.
교도통신은 1월31일~2월2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민당 250석 내외를 예상했다.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공시 전 34석)와 합치면 '절대안정다수(261석)' 가능성이 크다. 국회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독점해 국회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
자민당이 30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아사히신문 조사(1월31일~2월1일)에서 자민당은 최소 278석, 최대 30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립정부로 보면, 최소 303석에 최대 344석이다. 개헌선인 310석 가능성이 상당한 시나리오다.
자민당 단독 과반은 다카이치 총리의 장기 집권 기반이 된다.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도 청신호가 켜진다. 의석 수에 따라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연이은 선거 승리로 탄생했던 '신 55년 체제'라고 불리는 자민당 1당 우위 체제가 다시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다카이치 정권이 장기 안정 정권으로 순항하게 되면, 이재명 대통령과 맺은 한일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 전략적 공조 협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인 것은 국정 장악력이 커져 제약이 사라질수록, 그간 눌러왔던 강경 우파 노선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커서다. 이 경우 한일 관계는 급속히 냉각될 수밖에 없다.
과거 아베 신조 내각에선 자민당의 과격한 극우 행보에, 온건 보수 성향으로 평화주의를 내세우는 공명당이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다카이치의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공명당이 떠나자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았다. 자민당보더 더 오른쪽인 유신회는 우경화를 가속할 파트너다.
특히 자민당과 유신회는 연립정권을 만들기로 하면서 스파이방지법 제정, 대외정보청 창설, 무기 수출 5유형 폐지,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평화헌법 개정 등에 합의했다. 중의원을 장악하게 되면 이런 합의 사항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방지법은 단순한 안보 대책을 넘어선다. 1985년 자민당이 추진했다가 폐기됐던 법안이다. 당시에 정부가 자의적으로 정하는 '국가 기밀'의 범위가 무제한 확장돼 언론·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는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염두에 둔 대외정보청 역시 국민에 대한 감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본 내에서 나오고 있다.
무기 수출 5유형 폐지는 현재 제한된 5가지 목적(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을 없애 살상 무기 수출 확대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 관련 3대 문서를 앞당겨 개정하고, 방위비를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평화헌법을 근본적으로 파기하고, 일본의 군사 대국화 길을 열고자 한다. 그는 2025년 11월 중의원 본회의에서 "조금이라도 빠르게 헌법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끈질기게 전력으로 노력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개헌 추진 과정에서 다카이치는 북한의 미사일, 중국의 해양 진출 등을 강조하며 "현 헌법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자위대 명시로 비정상적 상태를 바로잡는 것이라는 설명을 동원해 중도층의 반감을 낮추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카이치의 개헌 추진이 당장 속도를 내기 힘들다. 급진적인 평화헌법 개정을 반대했던 전임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유산 때문이다. 이시바 전 총리가 치른 2025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참패했다. 연립정부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같은 '낙제점 성적표'가 다카이치 총리에게는 개헌을 막는 방파제가 돼 있다.
일본에서 개헌을 위해선 중의원과 참의원 각각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된다. 참의원은 중의원과 달리 해산이 불가능하다. 참의원은 6년 임기로 3년마다 절반을 다시 뽑는데, 현재 열세인 의석을 감안하면 참의원에서 개헌선 확보는 현실적으로 2031년에서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당과 협상이 필수적인데, 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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