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홍콩기업 항만 운영권 무효화…中 "배후에 '검은손' 美"

파나마 대법원, CK허치슨의 항만 운영 계약 위헌 판결
中외교부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 수호할 것"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8일(현지시간) 파나마 시티에 있는 파나마 운하의 마라플로레스 갑문을 방문하고 있다. 2025.04.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파나마 대법원이 홍콩기업인 CK허치슨홀딩스의 파나마 운하 항만 운영권을 무효화하자 중국은 "자국 기업의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면서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후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파나마대법원은 지난달 29일 CK허치슨의 발보아·크리스토발 항만 운영 계약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항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책을 마련했다"며 덴마크 해운기업 머스크의 자회사인 APM터미널스파나마가 새 운영권 계약 체결 전까지 항만 운영을 맡겠다는 의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과 관련,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파나마 항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나마 항만 운영권과 관련한 문제는 미중 간 주요 갈등 요인으로 인식됐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화물의 약 75%는 미국을 오가는 화물이다. 미국 측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해 중남미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우려해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운영하는 파나마 운하를 되찾아야 한다며 운하 항구 시설 일부를 운영하는 홍콩계 기업 CK허치슨을 압박했다. 이에 CK허치슨은 파나마 항구 운영권 등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중국은 CK허치슨에 대해 반독점 조사에 나서며 압박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파나마 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미국의 승리라고 평가하는 미국 언론을 거론하며 "지정학적 수단으로 상업 협력을 방해하고 무역 규칙을 훼손하는 미국의 오만함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파나마를 방문해 중국의 영향력을 제거해야 한다고 위협한 점을 들어 파나마 대법원 판결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파나마 항만 운영권의 승패를 따져야 한다면 그 핵심은 자유무역과 패권주의의 대결, 계약 정신과 강권 정치 간 대립에 있다"고 설명했다.

논평은 파나마 항만, 호주 다윈항,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사안의 배후에는 '검은 손'이 보인다며 "일부 국가는 종종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한 국가의 이익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파나마 운하는 전세계의 중요한 화물 운송 거점으로 패권주의의 그림자 속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파나마 항만 운영권의 글로벌 입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파나마가 독립성을 보여주고 모든 참여자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