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엔화 추세적 강세 위해선 '질서있는' 엔캐리 청산 필수"

"최근 엔화 강세는 미일 공조 시장개입 경계심 따른 일시적 반등"
"본국 자금 유턴 없으면 약세 전환 위험…2월 총선 전후 변동성 주의"

일본 엔화 지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최근 며칠 사이 진행된 일본 엔화의 초강세가 지속 가능하려면 질서 있는 엔캐리 청산이 필수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엔화 랠리의 지속성은 외환 시장의 투기적 움직임이 아니라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팔고 본국으로 돌아오는 실질적 자금 회귀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씨티그룹의 다니엘 토본 전략가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근 3거래일 동안 엔화가 2024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지만 이를 엔화 강세장의 서막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랠리가 일본과 미국의 공조 개입 경계심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을 경계했다.

토본은 "진짜 거대한 거래(The big trade)를 하려면 일본 투자자들이 본국 국채 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는 '기조 변화(피벗, pivot)'의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전환점이 확인되어야만 엔화가 추가로 15% 이상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토본 전략가는 "내국인들이 일본 국채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한다면, 이는 재정 우려가 완화되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그 시점이 2월 8일 조기 총선 이후가 될지 혹은 더 뒤가 될지가 엔화 향방의 최대 변수라고 지목했다.

일각에서 저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을 사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엔화 강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지만 질서 정연한 엔캐리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토본 전략가는 본 것이다.

엔캐리 청산이 너무 급격하게 일어나 글로벌 시장에 공포가 확산하면 시장이 다시 통제불능 상태로 빠진다. 투자자들은 일본 국채가 아니라 결국에 가장 안전한 미국 국채와 달러로 숨어 버린다. 그러면 엔화는 강세를 멈추고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따라서 엔캐리 청산이 질서 정연하게 이뤄지면 일본 국채 금리가 매력적 수준에서 안정화해 일본인들이 서서히 본국으로 자금을 들여와 엔화는 장기적 랠리에 들어설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채권 시장은 현재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확장적 재정 계획에 따른 부채 증가 우려가 심하다. 국채 금리가 급등(가격 하락)하자 일본 내국인 투자자들조차 선뜻 일본 국채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토본 전략가는 당분간 엔화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월 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토본은 "자금의 본국 회귀는 선거 직후가 될 수도 있고, 훨씬 더 나중이 될 수도 있다"며 "그 시점까지는 엔화 강세에 전적으로 베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본 국채 금리가 리스크가 아닌 매력으로 인식되어 실질적인 자금 흐름을 만들어낼 때가 엔화의 진짜 황금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