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질린 정상들, 시진핑 만나러 줄 서…"中이 차라리 낫다"

유럽·아시아·미주 지도자들 잇단 방중…美 의존 벗고 관계 다변화 시도
트럼프 '돈로주의' 폭주에 中이 더 예측가능·일관적 평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2025.10.3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횡포에 질린 세계 지도자들이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대미 관계 파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관계 다변화 차원에서 중국과의 오랜 앙금을 털어내고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추세다.

中과 외교 앙금 털고 경제협력 확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오는 28~31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한다. 영국 총리의 방중은 8년 만으로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 피터 카일 무역장관 및 영국의 주요 금융·서비스 기업 경영진이 대거 동행한다.

스타머 총리는 런던 내 초대형 중국 대사관 건립과 중국의 소셜미디어 간첩 활동에 따른 안보 우려를 떨치고 방중한다. 중국의 홍콩·신장 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등 영·중 관계의 걸림돌이 돼 온 문제들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벳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일정에 함께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치보다 경제적 투자가 우선이라는 의미"라며 "대중 관계의 탈정치화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주도의 동맹에 균열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만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6.01.16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나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 역시 8년 만이다.

캐나다와 중국은 상호 내정 간섭 공방과 관세 분쟁으로 부딪혀 왔지만, 이번 기회로 중국의 캐나다산 전기차·카놀라유 관세 인하 및 캐나다의 대중 시장 개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미셸 마틴 아일랜드 총리,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 등이 연말연시 줄이어 시 주석을 만났다. 2월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방중할 예정이다.

'돈로주의' 트럼프보다 中이 더 안정적 평가

서방 지도자들뿐만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달 4~7일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남미 국가 우르과이의 야만두 오르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서반구 패권 회복을 골자로 한 트럼프식 고립주의) 선포 속에 2월 1~7일 중국을 찾는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아시아·유럽·북미 국가 정상들이 양국 관계 강화와 실질적 협력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찾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과 일방주의, 패권주의가 고조되는 세계 정세에서 중국의 대내외 정책이 높은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 장관은 이달 카니 총리의 방중에 동행했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곳에서의 대화는 이웃 나라(미국을 의미)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의 경우보다 훨씬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이었다"고 털어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 확대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8.18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미국은 연초 베네수엘라를 기습 공격해 눈엣가시이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무력을 써서라도 미국 땅으로 병합하겠다고 위협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는 관세 폭탄 투척도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영국 등 서방 정상들의 잇단 방중에 대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점점 예측 불가해지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 감소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의 폭주가 미국의 동맹들을 중국으로 밀어내고 있다"며 "일부 서방국들이 안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실존적 위협으로 여기는 나라, 중국에 눈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