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틀째 대만포위훈련…대만 북부해역 장거리로켓 명중"(종합)

역대 훈련 중 대만 최근접…AFP "푸젠성서 로켓 최소 10발 발사"
대만 "24시간동안 군용기 130대 적발해 감시 대응"…941개 항공편 영향

중국군이 30일 대만에서 가까운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2025.12.30. ⓒ AFP=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인민해방군이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대만 포위 훈련 '정의사명'(正義使命)-2025' 이틀째를 진행하며 본토에서 대만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였다.

대만은 "책임있는 대국이 해야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하면서도 '침착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상황 악화를 신경 쓰는 모습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만을 포위하고 실탄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날(29일) 동부전구에서 공개한 지도를 보면 대만과 인접한 북부, 동부, 서부, 남부 등 대만을 둘러싼 5개 지역을 훈련 장소로 설정했다.

이는 중국이 2022년 9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한 이래 대만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이른바 '영해 기준선'과 '12해리선'에 근접했거나 진입한 것이라고 대만연합망 등 현지 언론은 진단했다.

동부전구는 훈련에 돌입한 후 "구축함, 전폭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 섬 남북 양쪽 끝의 관련 해역에 배치하고 검증 및 식별, 경고 및 퇴거, 모의 타격, 해상 돌격, 방공 대잠수함 등의 훈련을 실시해 해·공 협동 및 일체 봉쇄 능력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29~30일 '정의사명-2025'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이미지는 30일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하는 지역을 설정해 발표한 지도다. (중국 국방부 SNS 갈무리) ⓒ News1 정은지 특파원

이어 오전 9시 기준 훈련 내용을 공개하고 "동부전구 육군 부대는 대만 북부 관련 해역에 대해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실시해 예상했던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후 관련 훈련 영상을 공개하고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이 전부 명중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대만과 가장 가까운 본토 지역인 푸젠성 핑탄에 있는 기자들이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최소 10발의 로켓이 발사돼 날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중국 해경 역시 전날에 이어 대만 인근 해역에서 함정 편대를 조직하고 법 집행 순찰에 나섰다.

장츠 중국 국방대 교수는 관영 환구시보에 "이번 훈련 구역은 과거 몇 차례 실시했던 훈련 구역보다 대만 본섬에 더 가깝다"며 "특히 5개 훈련 장소는 삼면이 섬을 에워싸는 양상을 띠고 있는데 이는 외세에 의존해 독립을 꾀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에 이를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북쪽에 두 곳의 훈련 구역을 설정한 것은 라이칭더 당국을 겨냥한 것일 뿐 아니라 대만 북쪽의 중요 항구(지룽항) 외해에 인접해 이 항구를 봉쇄한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며 "남쪽의 훈련 구역은 독립 분열 세력의 '본거지'와 남부 중요 항구 및 대만 군 기지 해·공역에 인접해 있다"고 진단했다.

동부전구가 전날 공개한 훈련 영상에는 신형 강습상륙함 편대, 폭격기 편대, 드론 등 새로운 전투 병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075형 강습상륙함이 대만 포위 훈련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관영 환구시보는 전했다.

이번 훈련은 최근 미국이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 달러(약 16조 2800억 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경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장샤오강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밤 기자와의 문답 형태의 입장문에서 "'정의사명-2025' 훈련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대한 심각한 경고이자 국가 주권과 안전,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관련 국가들이 '대만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는 환상을 버리고 중국 측의 핵심 이익을 지키려는 결심과 의지에 도전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민진당 당국에는 '외국에 의존해 독립을 꾀하는 것'은 실패할 운명이며 '무력으로 통일을 거부하는 것'은 죽음의 길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틀째 이어지는 중국의 강도높은 훈련에 대해 대만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전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동안 14척의 군함, 8척의 공무선, 130대의 군용기를 적발했다. 군용기 중 90대는 대만 북부, 중부, 서남부 및 동부 공역을 침범했으며 국방당국은 이를 철저히 감시하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기대로 대만은 지역 구성원으로서 이를 견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최근 군사적 압력을 빈번하게 높이고 있는데, 이는 책임있는 대국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모든 해상 순찰 및 국군 형제 자매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며 "높은 전문성과 사명감으로 해안 방어와 영공의 최전선에서 각종 위협에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책임있는 태도로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 군민이 한마음으로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고향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만 민항국은 중국군이 예고한 실사격 훈련과 관련해 대만해협 주변에 임시 위험 구역 7곳을 설정하고 항공기 진입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항공편 총 941편과 승객 10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jjung@news1.kr